새학기 2700개 학교 늘봄학교 시행인데…온돌 교실 확보 '아직'
늘봄 시행 학교 최종 선정도 마무리 안돼 '시간 부족' 지적
"행정 멈춘 방학 중 '졸속 추진' 현실 반영" 의견도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되는 새 학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학교 선정과 공간 확보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 1학년 교실을 온돌 난방 교실로 리모델링해 늘봄교실로 활용하겠다는 교육부의 구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3월부터 전국 초등학교 2700여곳에서 기존 방과후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종합 교육프로그램 '늘봄학교'가 도입된다.
원하는 초등학교 1학년은 아침 수업 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다양한 방과 후·돌봄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시행이 당장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도입 초등학교 최종 선정 작업도 끝나지 않았다. 서울은 604개 초등학교 중 30개교를 조금 넘긴 전체 5~6% 학교만이 신청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아이들이 늦은 시간까지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각 늘봄교실에 온돌을 깔겠다고 밝혔지만, 시행 학교 모집도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온돌 설치에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부터 교육부는 부랴부랴 각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의 바닥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40대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 손모씨는 "교사들 사이에선 행정이 사실상 멈춰 있는 방학 중에 늘봄학교를 시행하고 온돌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졸속 추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교육부는 교실 바닥에 온돌을 까는 것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아 학기 시작 전 작업을 모두 마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차가운 바닥과 딱딱한 의자에서 아이들이 실내화를 신고 오후 8시 늦은 시간까지 있어야 하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이모씨는 "아이들이 편하게 눕거나 쉴 수 있는 온돌 교실이 꼭 필요한데, 3월 시행을 앞두고 아직 교실이 어떻게 활용되는 건지 학부모 입장에서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늘봄학교는 학교가 끝나면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하는 돌봄·사교육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가 내놓은 저출생 대책 중 하나다.
정부는 올해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초등학교 1학년에 한해 전국 2000여개 학교에서 우선 시행하고,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6년에는 모든 학년 학생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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