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무전공 입학 학생 자퇴, 평균보다 2~5배 많다

서울 주요 대학 중도탈락률 분석 결과 평균보다 높아
인문자연 통합 학과보다 계열별 모집 학과가 더 높아

무전공·무학과 제도 강제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교수단체.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교육부가 올해 대학입시부터 '무전공'(전공자율선택)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이 그만두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 후 원하는 학과에 배정되지 않으면서 의대 진학이나 '반수'를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4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2학년도 중도탈락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로 입학한 학생의 중도탈락률은 14.2%에 달했다. 공학계열로 입학한 학생은 12.4%가 중도에 그만뒀다.

이는 성균관대 전체 학과의 중도탈락률(3.2%)보다 각각 4.4배, 3.8배 높은 수준이다. 성균관대는 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1490명(전체 모집인원의 42%)을 '무전공 선발'이라 불리는 계열별로 선발한다.

성균관대는 인문과학계열(6.3%)과 사회과학계열(6.1%)의 중도탈락률 역시 학과 전체 평균의 2배 수준으로 높았다. 중도탈락에는 자퇴, 미등록, 미복학, 유급 등으로 그만둔 경우가 포함되는데 대부분은 자퇴가 차지한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의 중도탈락률이 높은 것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대학 전체 평균보다 2배에서 크게는 5배까지 중도탈락률이 높았다.

연세대는 인문자연 통합 무전공 학과인 글로벌인재학부의 중도탈락률이 6.2%로 학교 전체 평균(3.0%)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자연계열 무전공 학과인 융합과학공학부(ISE)의 중도탈락률은 15.6%로 평균의 5.2배에 달했다. 인문사회계열 무전공 학과인 언더우드학부는 7.8%, 융합인문사회과학부(HASS)는 4.8%로 집계됐다.

고려대의 인문자연 통합 무전공 학과인 자유전공학부도 중도탈락률이 6.2%로 학교 전체 평균(3.4%)의 2배(1.8배)에 가까웠다.

서강대도 인문계열 무전공 학과인 사회과학부(10.3%)와 인문학부(14.0%)의 중도탈락률이 전체 평균(3.7%)의 2.8배, 3.8배에 달했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무전공 학과인 '인문계열'의 중도탈락률은 4.8%로 전체 평균(1.9%)의 2.6배였으나 인문자연 통합 무전공 학과인 자유전공학부의 중도탈락률은 1.8%로 비슷했다.

종로학원 제공

무전공은 학과나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해 2학년 때 진로를 정하는 것을 말한다. 교육부는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1유형'과 계열·단과대학 내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2유형'을 합해 25% 이상 선발하는 것을 목표로 무전공 선발을 추진하고 있다.

무전공으로 선발하고 있는 학과의 중도탈락률이 다른 학과보다 높은 것은 원하는 학과에 배정되지 못했거나 학교 부적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인문자연 통합 무전공 학과보다 계열별로 모집하는 무전공 학과의 중도탈락률이 높은 것은 학과 배정의 불만이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무전공 선발 확대가 성공하려면 입학 단계에서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것 못지않게 입학 후에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전공·학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학생 선택권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 선발은 입학 단계에서 인기 학과 조합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고 인문·자연 학과가 융합된 무전공 학과의 선호도가 높다"며 "입학 후에는 원하는 학과에 배정되지 못했을 때 중도탈락률이 매우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