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기출문제 공개해 사교육비 잡는다…유치원 영어교육 강화

[교육부 업무보고] 공교육 중심 수능·내신 준비 지원
유치원 영어 프로그램 다양화…중·고교선 교과 보충

서울의 한 학원가.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정부가 고등학교 내신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치원에서 방과후 영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중·고교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교과 보충 지도 등을 제공하는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도 만든다.

교육부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육부는 '교육개혁으로 저출산 등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사교육비, 내신 사교육비 잡기에 나선다. 학원 도움 없이 대학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공교육 중심의 대입 준비 체계를 강화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내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금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데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훈령 해설서'와 '기재요령'에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내신 준비를 하면서 최소한 기출문제를 얻기 위해 학원에 의존하는 것은 막겠다는 취지다. 공개 범위와 방법은 학교장이 결정하도록 하고 매년 실태도 점검한다. 공개 방법은 학교 누리집에 접속해 확인하거나 사본을 열람하는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까지 해설서와 기재요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다만 문제 풀이나 해설을 함께 제공하는 것은 아니어서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소한 기출문제 접근 학원에 가지 않아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학습 자료 제공 등도 검토하고 있다"며 "3월쯤 사교육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할 때 좀 더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능 준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능·EBS 교재 등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문제은행 프로그램('단추') 기능도 고도화한다. '단추'는 학생에게 맞춤 문제와 강좌를 단계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을 위해 교사·대학생 멘토링도 지원한다.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해 전 연령에 맞게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를 발굴해 확산한다. 유치원 단계에서는 원어민과 AI를 활용한 놀이 중심의 영어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

중·고교 단계에서는 지역 대학, 사회적 기업, 교육 기부 등과 연계해 방과후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 교과 보충 지도를 제공하거나 예체능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지원한다. 초등학교는 원하면 오후 8시까지 돌봄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중심이다.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는 교육부가 공모해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발전특구를 신청하는 지자체와 교육청 등이 자율적으로 구상한 우수 모델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 교육청, 대학 등이 협력해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발전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는 정책이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