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10명 중 8명 "부장되기 싫다"…'과중업무·책임' 부담

서교연 '초등학교 보직교사 제도 개선 방안 연구'
낮은 처우와 워라밸 희망 등 이유로 보직교사 꺼려

기초학력 전담교사가 학생에게 한글 교육을 하고 있다.(광주시교육청 제공)2024.1.17./뉴스1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최근 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8명은 '부장'으로 불리는 보직교사를 맡기 꺼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이 발표한 '초등학교 보직교사 제도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보직교사와 일반교사 4648명을 대상으로 올해 보직교사를 맡을지 의향을 묻는 설문에 총 3662명이 '맡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78.8%로, 10명 중 8명꼴로 보직 교사를 맡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직교사를 하지 않겠다는 이유엔 '과중한 업무와 책임'이 72.2%로 가장 높았다. '낮은 처우'(63.0%)와 '워라밸 희망'(31.7%)이 뒤를 이었다.

이어 '건강상의 이유'(16.4%), '개인 사정'(가족 돌봄, 간병 등)(14.9%), '보직교사 경험 부족'(9.9%) 등 순서로 보직교사를 맡기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직교사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총 1871명이 답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인 62.7%가 '과중한 업무와 책임'을 이유로 꼽았다.

그 다음으론 '낮은 처우'라고 답한 이들이 529명(37.5%)으로 많았다.

업무 과중에 대한 부담으로 보직교사를 맡기 꺼려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다 보니 점차 저연차의 젊은 교사들이 보직교사를 떠맡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내 공립초 564개교의 전체 보직교사 6241명 중 35세 이하는 18.1%를 차지했다. 보직교사 10명 중 2명이 35세 이하의 젊은 교사인 꼴이다.

이 중 20대가 360명(5.8%)이었으며, 25세 이하의 교사가 부장을 맡은 사례도 7명(0.1%) 있었다.

25세 이하의 부장 교사 중 특수부장 6명(85.7%), 학년부장 1명(14.3%)으로, 특수부장이 가장 많았다.

26세~30세 이하 보직교사는 총 222명이며, 그 중 특수부장 177명(79.7%), 학년부장 36명(16.2%), 겸임부장 9명(4.1%)으로, 특수부장이 가장 많았다.

서교연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 공립초에서 보직을 처음 맡은 교사들 중 40대의 비율은 34.8%로 나타났다.

그동안 중간 경력의 교사들이 보직업무를 기피하고 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서교연은 분석했다.

기피 현상 심화에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올해 1월부터 담임수당 및 보직 수당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교육계에선 보직교사 기피 문제는 몇 가지 우대정책만으로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교연 관계자는 "보직교사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 조직문화, 내적 동기 등 전방위적인 방안이 함께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보직교사는 업무가 가중되고, 업무 관련 책임과 민원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데도 그에 걸맞지 않은 보상으로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본질적 행정업무를 교육청, 경찰청, 지자체 등으로 과감히 이관·폐지하고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는 교권보호체계 강화, 처우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rea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