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고' 생긴다…자율성 커진 '자공고 2.0'에 특권 쏠림 우려

지자체·대학·기업 협력 지역 교육 선도할 모델 만들겠단 취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1일 오전 전북대 뉴실크로드센터에서 열린 '제10차 찾아가는 교육발전특구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2023.12.21/뉴스1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이 협력해 자유롭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자율형공립고 2.0'(자공고) 시대가 본격 예고됐다.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와 더불어 자공고도 한 단계 더 혁신한다는 계획인데, 교육발전특구와 맞물려 자칫 지나친 특권이 몰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의 여건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교육과정 등을 운영하고 지역의 상황과 특성, 요구에 맞는 창의적인 교육 모델을 수립‧운영할 수 있도록 3월부터 자율형공립립고 2.0 시범학교를 선정‧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자공고 31곳과 일반고의 신청을 받아 자공고로 지정, 선정된 학교들에 무학년제와 조기 입학·조기 졸업 등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추가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개정령에 따르면 자공고는 5년 이내로 지정·운영하되, 시·도 교육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5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연계한 K팝 고등학교, 반도체 고등학교 등이 대표적 자공고 운영 예시로 제시됐다.

각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과 협력해 고등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발전특구 설명회를 다니면서 지역에서 자율형 공립고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확인했다"며 "(이전과) 차별화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역의 지자체와 대학들 및 지역 주요 단체·기관들과 공립고등학교가 협약을 맺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탁 경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파트너들이 공립고의 질 제고에 참여한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칫 특정 지역에 지나친 교육 특권이 쏠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특구가 만들어지면 교육이 지역적으로 차별화하면서 불평등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율성이 보장되고 각 기업, 지자체와 연계한 특구 내 학교들이 사실상 부유층에게 더 많은 교육의 혜택을 줄 수 있단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자공고 2.0은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각 지역의 교육을 살리기 위한 취지"라며 "'글로컬대학30'의 고등학교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지역의 여러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선도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글로컬대학은 교육부가 2026년까지 비수도권의 지방대 30곳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해 지원하는 정책 사업이다. 글로컬은 세계화를 뜻하는 GLOBAL과 지역화를 뜻하는 LOCAL의 합성어다.

이어 "급격한 인구 소멸 시대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시범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것인으로, 특정 지역에 특권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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