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수학 배제, 선택과목 폐지…사교육 줄어들까 늘어날까

(서울=뉴스1) 이호승 남해인 기자 =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르게 되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출제 과목이 단순화되면서 수능 난도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정부는 심화수학이 도입되지 않고 선택과목이 배제돼 사교육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선택과목 폐지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능 시험의 난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한다면 수험생의 사교육 의존도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시험 과목의 단순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던 심화수학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고 선택과목 제도는 폐지된다.

수학은 대수·미적분1·확률과통계만 보게 되고 국어는 공통과목(화법과언어·독서와작문·문학)으로 통합된다. 사회·과학탐구영역은 현재 17과목 중 최대 2과목을 선택하게 돼 있지만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2과목을 공통으로 응시하는 것으로 바뀐다.

수험생·학부모들의 관심은 수능의 난도가 하락할 것이냐에 쏠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브리핑에서 "교육부는 아이들이 힘든 영역을 모두 공부하게 하는 것이 불필요한 사교육도 많이 유발했다고 생각한다"며 "심화수학 및 사회·과학의 심화된 선택과목이 배제돼 사교육 수요가 장기적으로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올해 수능에서 볼 수 있듯이 '킬러문항'이 배제돼도 킬러문항에 준하는 난도의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며 "통합형 수능이라고 해서 난도가 내려간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수학의 범위가 문과 범위로 축소되면서 수학의 난도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범위가 줄어든 부분에 대한 기존의 사교육은 줄어들겠지만 대학들이 다른 요소를 반영해 전형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사교육이 늘어날 수 있다"며 "대학 서열을 건드리지 않으면 입시제도 개편만으로는 사교육을 잡을 수 없다. 입시제도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사교육은 줄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과 송 위원 지적대로 2028학년도 수능의 범위가 축소됐는데도 난도가 상승하거나 대학별 고사가 강화된다면 사교육 의존도는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소속 장지환 배재고 교사는 "범위가 넓으면 학생이 혼자 준비하기 어려워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심화수학과 사회·과학탐구 선택과목이 빠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금처럼 40%를 수능으로만 뽑는 체제가 아니라 학생부와 수능을 같이 보거나 수능 성적에 면접을 추가하는 등 대학 전형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