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었지만 킬러문제는 있었다"…'불수능'에 논란 확산
"정부가 '매력적인 오답'이라고 하는 순간 수험생들은 학원으로 갈 것"
교육부 "킬러문항 배제로 공교육 신뢰회복 계기…학원은 개인적 판단"
- 이호승 기자, 서한샘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서한샘 남해인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문항'은 배제됐지만 모든 과목의 난도가 크게 상승하면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킬러문제는 있었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8일 수능 출제기관인 학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 영어 1등급 비율은 4.71%로 '불수능'이라는 분석이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하는데,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150점에 가까우면 '불수능'으로 불린다.
특히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이 배제됐음에도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역대 가장 높았던 2019학년도와 같은 150점이다. 지난해 수능(134점)보다는 무려 16점 상승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145점)보다 3점 상승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1등급 비율이 4.71%로 지난해 수능(7.83%)보다 3.12%p 낮았다. 상대평가 1등급 비율(4%)과 비슷한 수치로,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교육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국·수·영 난도가 지난해보다 상승하기 했지만 최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이 강화된 것이고, 중상위권 수험생에게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난도였다고 설명했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기존 시험은 1등급이 몰려 있었지만 이번에는 (점수가) 넓게 분포돼 변별력이 더 확보됐다"며 "중상위층은 예년 수준에서 접근이 가능했던 난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교육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킬러문항을 배제했는데도 수능의 난도가 상승하면서 사교육에 대한 유인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킬러문항이 배제됐음에도 고난도의 시험이 계속된다면 수험생들은 학원을 더 찾을 수도 있다"며 "정부가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하고, 매력적인 오답이라고 하는 순간 학생들은 학원에 가야 하는 게 아니냐고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이번 수능이 사교육 경감대책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시험이었다고 보느냐는 말에 전날 브리핑에서 "킬러문항은 공교육에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것만으로도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계기는 됐다고 본다"며 "사교육에 대한 유혹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부분은 개인적인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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