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킬러문항 배제만으로도 공교육 신뢰 회복 계기"[일문일답]

평가원장, N수생 수준 예측 실패 지적에 "집단 특성 파악 한계"
국어 '불수능'엔 "킬러문항 배제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남해인 기자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7일 "1차적으로 킬러문항이 배제된 것만으로도 공교육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는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 국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공교육 범위 내에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최대한 제공해 사교육의 유혹을 끊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심 국장, 문영주 평가원 수능본부장과의 일문일답.

-만점자는 어떤 과목을 응시했나.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졸업생 1명이 만점을 취득했고 파악한 바로는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으로 확인했다. 구체적인 과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졸업생 비율을 예측해 가중치를 뒀지만 평가원 예상과 달라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온 것 아닌가.

▶(오승걸) 시험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는 것이 맞지만 당해 연도 응시집단의 특성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N수생들의 참여 폭을 고려해야겠지만 6·9월 모의평가에 응시를 안 하고 본 수능에 바로 참여한 졸업생이 있기 때문에 그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만 수능 경향성을 면밀히 살펴 가중 범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국어 난이도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보나.

▶(오승걸)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2019학년도 수능에 준하는 건 맞지만 3등급은 오히려 1점이 내려가 있다. 상위권 아이들의 변별은 이뤄졌지만 중상위층 내에서는 충분히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9학년도에는 만유인력의 법칙과 같이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긴 지문이 출제돼 공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는 상태에서 표준점수가 높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관점에서 이번 수능시험에서는 철저히 그런 문항을 배제하도록 노력했고 실제로 배제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와 크게 차이가 없다. 사교육 경감을 위해서 절대평가로 전환한 취지가 훼손되는 게 아닌가.

▶(오승걸) 영어 영역 역시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도를 어떻게 확보할지에 초점을 맞췄다. 출제방향은 앞으로도 유지하되 난이도를 어떻게 조절할지는 시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보완해 나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킬러문항 배제의 근본 의도는 사교육을 줄이려는 것이었다. 이번 수능이 그 의도를 충실히 달성했다고 보나.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1차적으로는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것만으로도 공교육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는 됐다고 본다. 또 학생들의 수준·능력에 따라서 사교육의 유혹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다만 올해 문항 예시, EBS 연계교재를 통해서 공교육 범위 내에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제공해 그런 유혹들을 끊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수학에서 킬러문항 6문항이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교육부·평가원이 말하는 킬러문항 기준과 다른 것 같다.

▶(심민철) 지난 6월 킬러문항 예시를 공개했고 그 사유를 말씀드렸다. 올해 새롭게 구성한 수능 출제 점검위원회 교원들도 분석·점검해 킬러문항을 배제했고 EBS 문항분석팀도 검증했다. 이런 내용이 기준이 돼 내년 수능에서도 그에 따라 출제하고 수능 이후에도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문항별 정답률을 올해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오승걸) 정답률을 공개했을 때 정답률이 하나의 기준인 것처럼 학습 방향을 오인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많은 교육학자의 견해다.

▶(문영주 평가원 수능본부장) 선택과목별로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대입에서 이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정보가 교육과정 취지와 달리 학생들의 선택을 왜곡시킬 수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입시업체 분석에 따라 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쫓아가고 있다.

▶(문영주) 사교육 업체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평가원이 점수를 제공해 영향을 주는 것에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문과침공'이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승걸) 선택과목의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제 단계에서 충분히 고려하지만 응시집단 특성에 따라 완벽하게 균형 있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2028학년도 대입개편 방안에서 통합 수능 체제로 시안을 발표한 것이고, 지금의 문제는 해소되리라 본다. 다만 2028학년도 이전에도 유불리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겠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