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수학 안 보면 사교육비 경감될까요"…"전체 학생 해당 아냐"

2028대입 개편 시안 공청회…교사·학부모 여전히 물음표
내신 5등급·심화수학·절대평가 도입 등 집중적으로 질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구 전경련회관) 앞에서 '대입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교조는 이날 "과도한 대입 경쟁 및 사교육 고통을 야기하는 고교내신과 수능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2023.11.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서한샘 기자 = "심화수학을 도입하지 않는다고 사교육비가 경감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육부가 4차례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2028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 시안'에 대한 교사·학부모들의 우려와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교육부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 참석한 교사·학부모들은 심화수학 도입 논란부터 내신 5등급 상대평가제 도입, 절대평가 도입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한 학부모는 "심화수학을 도입하지 않는다고 사교육비가 정말 경감된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심화수학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결국 영어·국어에서 변별될 텐데 당장 논술학원이 난리가 났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삼열 전국대학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동의대)은 "고교에서 심화수학을 가르친다 해도 학생들이 얼마나 사교육에 의지할지는 모르겠지만, 학부모들은 절대평가인 심화수학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할지 아니면 상대평가인 다른 과목에 더 시간을 들일지 고민할 것"이라며 "심화수학은 전체 학생들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앞의 학부모는 또 "상대평가가 그나마 공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사고, 강남 명문고의 1등급과 일반고의 1등급을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김 회장은 "원칙적으로 '블라인드 평가'이기 때문에 모든 학교가 학생을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보도록 권장한다"며 "특목고나 일반고나 동일한 상황에서 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장승진 인천 미추홀고 교사는 "지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고교 성취평가제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며 "당시 과도기를 갖자고 했고 12년이 흘렀는데 당시나 지금의 교육부 수장은 여전히 이주호 장관이다. 언제쯤 (성취평가제가) 실현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진만 대구 경북대사대부고 교사는 "이번 대입개편 시안의 가장 큰 문제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1학년 공통과목에서 수능이 출제되면 진로·적성에 따른 과목선택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3학년 2학기 교육과정 파행이 2학년 파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론 참석자로 답변에 나선 강윤정 서울 구암고 교사는 김 교사의 질문에 "고교 성적 평가가 대입 선발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절대평가를 하는 것이 좋겠지만 고교 내신 평가가 대입 선발 요건이다. 그 때문에 공정성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내신 자체가 대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공정성을 포기하고 절대평가 100%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라고 소개한 배현진 교사는 "상대평가가 계속되면 5등급으로 바뀐 뒤 1등급을 한 번 못 받았을 때 큰 타격을 입게 돼 일부 학생만 유리할 수 있다"며 "진로선택, 융합 선택 과목만이라도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데 큰 문제가 발생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조상훈 서울·경기·인천 대학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숭실대)은 "절대평가가 준비돼 있는지 봐야 한다. 고교 교장선생님들과 만나 보면 지역과 학교에 따라 차이가 컸고,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예방적 대안이 있어야 한다"며 "절대평가가 도입되고 평가의 질이 담보된다면 대학은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