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22번 정답률 1.5%…"이게 '킬러문항' 아니라고?"
9월 모평에선 쉽게 나와 "더 당황"…정답률 10% 미만만 4개
EBS "공교육 내 출제"…평가원 "'킬러문항=고난도' 아니다"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두고 수험생 사이에서 난이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출제당국은 초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문항'을 일체 배제했다는 입장이지만 수학 22번 등 일부 문항의 정답률이 10% 미만으로 분석되면서 '킬러문항이 아닌 게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17일 EBSi에 공개된 문항별 오답률에 따르면 수학 공통과목 주관식 단답형 22번 오답률은 98.5%에 달한다. 전체 수험생 가운데 1.5%만 해당 문항을 맞힌 것이다.
메가스터디에서도 수학 22번은 확률과통계 선택 집단의 99%, 미적분 선택 집단의 95%, 기하 선택 집단의 97%가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22번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을 구하는 문항이었다.
전날 수학 영역 분석 브리핑을 진행한 EBS 현장교사단은 22번에 대해 '변별력은 확보했지만 공교육 과정 내에서 출제된 문항'이라며 킬러문항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EBS 현장교사단은 "함수의 연속, 미분 등 고등학교 수학Ⅱ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에 기반을 둔 문항"이라며 "그래프 개형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변별력을 갖췄으나 다수의 수학적 개념을 복합적으로 결합하지 않았고 조건을 만족하는 그래프만 유추하면 복잡한 계산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출제당국 역시 킬러문항과 고난도 문항이 엄연히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문성 2024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경인교대 교수)은 전날 수능 출제방향 브리핑에서 "킬러문항이 고난도를 뜻하는 건 아니다. 고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에서 충분히 적정 난이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1%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손도 못 댈 정도'의 킬러문항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수능 직후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역대급인 것 같다. 난이도가 미쳤는데 이게 킬러문항 배제인가', '22번이 킬러가 아니면 뭐가 킬러인가'라는 등의 반응이 빗발쳤다.
지난 9월 모의평가(모평)에서 22번이 쉽게 출제됐던 것도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한 지점이었다.
수학 주관식 단답형 22번은 공통과목 마지막 문제로 통상 가장 어려운 난도로 출제되지만 9월 모평에서는 상대적으로 평이했다.
수험생들은 '9월 모평에서는 22번을 아주 쉽게 낼 것처럼 보이더니 뒤통수를 쳤다', '9월 모평은 쉽게 내놓고 수능 22번은 3배는 어렵게 내버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높은 오답률을 기록한 문항은 22번에 그치지 않는다. EBSi 기준으로 수학 미적분 30번 오답률은 97.2%이었고 미적분 29번은 94.6%, 기하 30번은 90.4%가 틀렸다. 정답률 10% 미만 문제만 4개였다.
객관식인 미적분 28번(14.3%) 공통과목 14번(14.5%)도 정답률이 20%를 밑돌았다. 5지 선다형 시험에서는 구조상 정답률이 20% 밑으로 내려가기 어렵다.
한 수험생 커뮤니티 이용자는 "체감 난이도로 보나 실제 오답률 결과로 보나 킬러문항을 배제한 변별력 있는 수능을 지향했던 올해 목표를 고려하면 적합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ae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