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국어·수학 모두 당락 좌우…N수생 더 강해졌다

변별력 강화에 N수생 정시 영향 확대…고3, 수시에 집중
선택과목 유불리 올해도 여전…'이과 강세' 이어질 전망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3시험장이 마련된 제주시 오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1교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제주도사진기자회) 2023.11.16/뉴스1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에 따라 올해 대입에서는 상당 수준 변별력을 확보한 국어·수학 모두 당락을 가를 '핵심 영역'이 될 전망이다.

그에 따라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N수생 강세', '문과 침공' 등 여파에 대처한 향후 대입 전략을 긴밀하게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국어 영역은 까다로웠던 9월 모의평가(모평)보다 더 어렵게 출제됐다. 수학도 주관식 단답형 문항의 난도를 높여 9월 모평보다 최상위권 변별력이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9월 모평 국어·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42점, 144점으로 전반적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150점에 가까우면 '불수능'으로 불린다.

실제 수험생들이 전날 시험이 끝난 뒤 한 가채점 결과에서도 국어·수학 모두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체들은 원점수 기준 국어 1등급 구분점수(커트라인·컷)를 83~89점, 수학은 82~92점으로 예상했다. 입시전문가들은 1등급 컷이 80점대 이하로 형성됐을 때 변별력이 확보됐다고 판단한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 역시 1등급 비율이 5% 중반대가 될 것으로 종로학원은 예상했다. 9월 모평(4.4%)보다는 다소 높지만 여전히 상대평가 1등급(4%)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초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문항'이 빠지면서 다소 쉬워질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었으나 예상보다 더 어렵게 출제된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국어·수학이 모두 중요해질 전망이다. 국어는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수학은 어렵게 출제돼 수학 영향력이 막대했던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수험생들은 전반적인 변별력이 강화됐다는 데 초점을 맞춰 향후 대입 전형에 대비해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수학에서 일정 변별력을 확보함으로써 정시모집에서는 특정 영역의 중요도보다는 자신의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대학마다 다른 영역별 반영 비율, 활용 지표 등을 확인해 가장 유리한 반영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게 김 소장의 조언이다.

변별력 강화는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재수생 등 N수생의 영향력이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보다 학습 기간이 긴 N수생들은 보통 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3 수험생들은 정시모집까지 가지 않도록 남은 수시모집 대학별고사에 집중하는 전략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선택과목 간 유불리에 따른 소위 '문과침공'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에서는 선택과목 난이도 차이로 인한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수를 조정한다. 이 과정에서 공통과목 성적이 우수한 집단은 선택과목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통상 국어는 언어와매체, 수학은 미적분 집단이 본인의 원점수 대비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게 된다. 둘 모두 이과생이 주로 택하는 과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 영역에 대해 "선택과목 간 점수 차를 좁힐지는 의문"이라며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 대표는 "표준점수가 잘 나오는 국어 언어와매체에서도 이과생들이 더 많이 포진해 있다"며 "이에 따라 이과생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은 올해도 여전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