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수험생이 정성들여 쓴 詩는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마음 속에'…필적확인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한 50만여명의 수험생들은 매 과목마다 일제히 컴퓨터용 사인펜을 들고 똑같은 문장을 적어 내야만 했다.
수험생들이 정성들여 적은 글은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 속 구절은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 속에"다.
이는 대리시험을 막기 위해 2006학년도부터 도입한 '필적확인'절차 때문이다.
2004년 11월 17일 치러졌던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대리시험 부정이 적발된 뒤 부정 행위를 막기 위해 2006학년도 수능부터 '필적확인'절차가 도입됐다.
교육당국은 당시 수험생들에게 생소한 '필적확인'절차 연습을 위해 2005년 6월 모의고사 때 윤동주의 '서시' 중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라는 문구를 '필적확인'용으로 제시했다.
필적확인 절차가 처음 시행된 2006학년도 수능에선 정지용의 '향수' 중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나왔다.
이어 이듬해 2007년학년도 수능에서도 정지용의 '향수' 중 가장 유명한 "넓은 들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가 제시됐다.
2024학년도 수능까지 모두 19차례의 수능시험 필적확인을 위해 가장 많이 등장한 시인은 정지용으로 2006년도, 2007년도, 2017년도 등 3차례 나왔다.
그 뒤를 이어 윤동주 시인이 두차례(2008년도, 2009년도) 등장했다.
2023학년도 수능에선 한용운 시인의 '나의 꿈'중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가 필적확인을 위해 제시됐다.
한편 2024학년도 수능엔 50만4588명이 원서를 낸 가운데 1교시 국어영역 응시자는 44만8228명으로 1교시 지원자 50만1321명 중 89.4%가 시험에 응해 결시율은 10.6%(5만3093명 결시)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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