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카르텔' 교사만 아니었다…전 교육부 1급·현 교대 부총장도
대학교수들도 사교육 업체 사외이사로 활동…"고질적 현상"
양정호 성대 교수 "교사에게 왜 몇억씩 받았냐 할 게 아냐"
- 이호승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남해인 기자 = 대형 입시업체와 현직 교사 간 '사교육 카르텔'에 전 교육부 1급 고위공무원, 현직 교육대학 부총장 등도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대형 입시업체에 문항을 팔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모의평가 출제에 참여한 현직 교사와 입시업체 등을 대상으로 사교육 카르텔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조사 범위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4일 한반도선진화재단, 교육데이터분석학회가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2028 대입개편방향 어디로 가야하나'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양 교수는 "서울의 유명한 모 대학의 교육 관련 학과 A교수는 6~7년 동안 유명 (입시)업체에서 활동했고 유튜버로도 유명한데 사교육업체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며 "본인이 정작 사교육업체에서 사외이사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B씨는 (현 교육부의 전신인)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본부장을 지내다가 사교육 업체 임원으로 갔는데, (교육부가) 고교 교사에게 '왜 사교육과 연결돼 몇억원씩 받았냐'고 할 게 아니다. (이런 현상은) 고질적"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본부장은 1급 고위공무원에 해당한다.
양 교수는 또 "C씨는 모 교대의 부총장이다. 학생들에게는 잘 가르치라고 할 텐데 본인은 사교육 업체의 임원을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A·B·C교수 외에도 3명의 현직 교수와 입시업체 간 카르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양 교수는 전 공군사관학교 교수를 지내고 현재 S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D교수, 전 S대 경영대 교수를 지내고 현재 K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인 E교수, D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인 E교수 모두 각기 다른 사교육 업체의 사외이사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6명의 사례뿐만이 아니라 실제(사례)는 세배, 다섯 배 이상 더 많다"며 "교수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모 입시업체의 대입 정시모집 배치참고표 곳곳에 대학 광고가 들어가 있다며 "대학이 특정 학과를 배치표에서 올리고 낮추기 위해 일정 부분 (광고를) 하는 것인데 원칙이 없으면 특정 대학의 특정 학과는 (배치표상에서) 내려가든지 올라가든지 한다. 이런 건 대학들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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