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수능' 시험대는 9월 모평…'킬러문항' 사라질 듯

교육부·여당, '수능 킬러문항 배제·적정 난도 확보'로 가닥
EBS 연계도 제고에 킬러문항 배제 전망…난도 하락 불가피

이태규 국민의힘 교육위원회 간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6.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한 변별력을 갖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지시한 데 따라 올해 수능은 소위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면서 '적정 난도'를 확보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지시 이후 치러지는 처음이자 마지막 모의평가인 9월 모의평가가 올해 출제 경향과 난이도 예측에 결정적인 잣대가 될 전망이다.

교육부와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공정 수능'을 지시한 지 나흘 뒤인 19일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수능 출제방향에 대한 구체화된 방안을 내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공정한 수능이 되도록 공교육 과정 내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겠다"며 "또 적정 난도가 확보되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고 출제진이 성실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부총리는 "그간 논란이 돼 온,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소위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시험의 변별성을 높이기 쉬운 방법이나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며 '킬러문항 축소' 뜻을 내비쳤다.

국민의힘과 교육부는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윤 대통령의 지시가 줄곧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 등 시험 난이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일정 정도 난도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6·9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의 학력 수준을 파악해 난이도를 조절한다. 평가원은 이미 지난 3월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수업을 받아온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덜기 위해 EBS교재 연계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초고난도 문항까지 배제된다면 그에 따른 난도 하락은 뒤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게 교육계의 전망이다. '교육과정 밖 출제 배제'를 의식한 출제당국이 고난도 문항 출제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킬러문항은 축소하고, 준킬러문항은 늘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존 교육부, 평가원의 출제 방향과 일치한다"며 "다만 윤 대통령이 콕 집은 만큼 국어 비문학이나 융합형 문항은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EBS 연계교재가 범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 역시 "수능이 5개월 남은 시점에서 나온 지시이다 보니 큰 틀에서 출제 경향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고난도 문항을 줄여갈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를 심각하게 꼬거나 난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어 영역보다도 수학 영역에서 난도 하락이 두드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채점 결과와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 등으로 미뤄봤을 때 지난 1일 치러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는 다소 쉽게, 수학은 까다로웠던 전년도 수능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됐다. 따라서 킬러문항 배제 쪽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국어보다는 수학 난도가 조절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소장은 "물론 국어도 지문 소재·제재를 가져오면서 교육과정 범위를 이탈할 수 있지만 연계 지문을 주로 가져온다면 이탈할 소지가 상대적으로 작다"며 "수학의 경우에는 특히 고난도 문항의 교육과정 범위 내를 따질 때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