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승인 2주일 만에 역사교과서 수정 접수 논란

한국사 교과서 오류 수정 23~24일 이틀간 접수
"심의과정 부실 자인"…우편향 교학사 감싸기 지적도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청소년회의 소속 학생들이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검정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figure>교육부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수정명령 최종 승인을 내린지 2주일 만에 표기상 오류 수정사항을 접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서 검정 이후 829건을 수정권고한데 이어 수정명령까지 내리고서도 다시 출판사에 수정을 허용하는 것은 그동안 교육부의 심의·검토 작업이 부실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는 지적이다.

또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내용상 문제점이 지적된 보수성향의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내용오류를 수정할 시간을 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23~24일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재차 표기상 오류 수정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출판사들이 맞춤법, 띄어쓰기 등 표기오류를 바로잡겠다고 해 내용상 변경을 가져오지 않는 범위에서 23~24일에 수정표를 내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말 국사편찬위원회 검정통과 뒤 세 번째이자 지난 10일 교육부의 최종승인 이후 2주일 만에 교육부가 8종에 대한 수정·보완대조표를 다시 받는 셈이다.

정식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에 대해 지난 10월 829건의 수정권고를 내려 수정한데 이어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 11월 41건의 수정명령을 발동해 수정한 뒤 다시 수정허가를 주는 것은 교육부의 심의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의 ‘교학사 교과서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가 이념 우편향 논란과 일제 식민지 지배 미화 등으로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교학사에 대해 수정할 기회를 준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경우 교학사 교과서는 단순 표기상의 오류를 넘어 내용수정 작업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온라인으로 공개된 교학사 교과서를 놓고 진보 사학계는 물론 고교 역사과 교사들 사이에 추가 오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민족문제연구소는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교학사 교과서 수정최종본을 검토한 결과 개항기 100건, 일제강점기 200건, 광복 이후 현대사 100건 등 오류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교학사 교과서 수정본의 문제점으로 ▲표절·인용 출처 미기재 등 도덕성 부재 ▲사실관계 오류 ▲독립운동 폄하·일제 피해 축소·식민지 미화 등 식민사관 ▲냉전적 사고 강화 ▲친일비호·독재찬양 ▲친기업 반노동적 서술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련 서술 축소·왜곡 등을 꼽았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련서술에 대해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를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대한민국의 법통을 무너뜨리는 국가 변란행위에 가까운 망동을 교과서에서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임시정부 관련서술 외에도 일제 강점기와 현대사에서 사건이 일어난 연도나 수량에 관해 애매모호한 표현을 쓰거나 같은 표현이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다는게 연구소의 지적이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발견된 오류 상당수가 이미 교학사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를 통과한 8월 말부터 수없이 지적돼 온 것"이라며 "이런 엉터리 교과서를 잘 수정됐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9일 한국역사연구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역사교육학회 등 역사학계 7개 학회도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역사 교과서 논란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andrew@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