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역사교과서, 근·현대사만 오류 400여개"
민족문제연구소, 교학사 교과서 수정본 검토 결과 발표
- 이후민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교학사 교과서 검토 작업 중인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들.(민족문제연구소 제공) © News1
</figure>우편향 논란과 일제 식민지 지배 미화 등으로 논란이 된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수정본에서도 근·현대사 부분 서술에만 400여건의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10일 교육부가 공개한 교학사 교과서 수정최종본을 검토한 결과 개항기 100건, 일제강점기 200건, 광복 이후 현대사 100건 등 오류가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교학사 교과서 수정본의 문제점으로 ▲표절·인용 출처 미기재 등 도덕성 부재 ▲사실관계 오류 ▲독립운동 폄하·일제 피해 축소·식민지 미화 등 식민사관 ▲냉전적 사고 강화 ▲친일비호·독재찬양 ▲친기업 반노동적 서술 ▲대한민국임시정부 관련 서술 축소·왜곡 등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련 서술에 대해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를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대한민국의 법통을 무너뜨리는 국가 변란행위에 가까운 망동을 교과서에서 자행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는 검정본 내용 중 "윤봉길 의거는 중국 국민당 정부가 임시정부를 승인하고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는 내용에서 '임시정부를 승인'했다는 서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비판을 받자 한인애국단 결성 이외의 문장과 임시정부의 이동경로를 보여주는 지도까지 모조리 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한국광복군 창설 과정도 누락되면서 임시정부 역사 10년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또 1940년대 임시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승인을 받기 위한 운동을 벌인 내용에 관한 서술에서도 미국의 반대로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임시정부 승인 획득 운동의 주역은 이승만이었다"고 서술해 오류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임시정부 관련 서술 외에도 비난의 대상이 된 내용을 모두 삭제하는가 하면 사건이 일어난 연도나 수량에 관해 애매모호한 표현을 쓰거나 같은 표현이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종이 한 장 앞뒤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는 문장이 그대로 반복된 부분도 눈에 띄었으며 이같이 같은 문장이 반복되는 부분은 현대사에서 한 곳, 일제강점기에서 4곳 이상 발견됐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앞서 교학사 교과서 수정본에서 역사 교사의 수업 교재와 인터넷 블로그를 그대로 베끼는 등 짜깁기한 서술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동학농민운동 관련 부분이 역사 교사가 수업 교재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내용을 오류까지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교학사 교과서는 문헌 '비변사등록'을 인용해 '요즘 수령들이 관직을 여관같이 생각하여'라고 썼는데 이는 관아를 관직으로 잘못 번역한 수업 교재의 오류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흥무관학교를 서술한 부분은 인터넷 블로그에 백과사전을 인용해 올라와있는 내용과 같은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발견된 오류 상당수가 이미 교학사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를 통과한 8월 말부터 수없이 지적돼 온 것"이라며 "이런 식의 오류로 가득찬 교과서를 어떻게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게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교육부장관이 헌법정신에 위배된 교과서를 내고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런 엉터리 교과서를 잘 수정됐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9일 한국역사연구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역사교육학회 등 역사학계 7개 학회도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이날 제기된 근·현대사 관련 오류 외에도 추가적인 오류가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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