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빠진 검찰…"중수부 폐지 등 검토"(종합)

비리의혹으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9일 저녁, 한상대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News1 박철중 기자

</figure>부장검사급 검찰간부의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올초 임용된 검사의 성추문 사건까지 터지자 검찰이 대대적인 조직개혁 추진을 예고했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22일 "중앙수사부(중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 방안을 제로 베이스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중수부 폐지 검토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지 상태에서 검찰 구성원들 의견을 다 검토하고 전향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장의 발언은 검사 비리 사건으로 정치권의 검찰개혁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검사 성추문 사건까지 터져 사면초가에 놓이자 더이상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데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또 "지난번 열린 검사장 회의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했고 중수부 폐지나 상설특검 문제에 대해 검사자들 간에도 의견이 갈렸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공론방식으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와 수사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루 종일 토론하고 설문조사를 해서 투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장은 또 이날 오후 총장 접견실에서 전국 고검장 회의를 열어 부장급 검사의 거액 금품수수 비리 사건과 서울동부지검 검사와 피의자간의 성추문 사건에 관한 반성과 대책, 내부감찰시사템 재점검 및 강력한 감찰체제 구축, 전향적인 검찰개혁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검사 비리 의혹에 이어 이날 새내기 검사의 성추문 사건까지 드러나자 회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침통했으며, 한 총장의 주재 아래 참석자들 간에 난상 토론으로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검장들은 최근 사태를 바라보는 일선의 충격과 침통한 분위기를 수뇌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한 총장, 채동욱 대검차장, 김진태 서울고검장, 김학의 대전고검장, 소병철 대구고검장, 김홍일 부산고검장,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정인창 대검 기획조정부장,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노 원장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에 앞서 국민이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를 고민하고 업무시스템 전반에 걸쳐 철저하게 진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총장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광준 검사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7일을 전후해 검찰 자체 개혁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한 총장은 지난 15일 서울 동·남·북·서부지검장, 의정부지검장 등 서울고검 산하 일선 지검장과 검찰개혁 요구에 대한 방안 등을 한차례 논의했다.

검찰은 내부통신망에 익명게시판을 설치한 후속으로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과 함께 4차례 회의를 열 계획이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서울동부지검 J검사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J검사를 23일부터 법무연수원으로 복귀시키고 서울 및 수도권 검찰청에서 실무 수습중인 로스쿨 출신 신임검사 41명에 대한 특별 복무 점검을 하고 지도검사 지도·감독의 적정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har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