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마약 동아리' 회장 징역 3년…임원은 징역형 집행유예
염 씨 "검사 마약 수사 직접 못해" 주장했지만 결국 유죄
재판부 "염 씨로부터 시작된 마약 확산 죄책 가볍지 않아"
-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 연합동아리 '깐부' 회장 염 모 씨(31)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장성훈 부장판사)는 8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대마) 등 혐의를 받는 염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1342만 6000원 추징과 약물중독 치료 프로그램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각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염 씨는 재판 과정에서 마약 투약은 인정하면서도 검찰 측의 공소·수사 절차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마약 범죄의 경우에는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없으므로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의 마약 수사권은 2021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 이후 대폭 축소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경찰에서 송치한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청법 제4조에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로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선행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공소 제기가 위법하다고 주장한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염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아리 임원 이 모 씨(26)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약물중독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마약범죄는 중독성과 환각성 등으로 인해 정신을 피폐하게 하고 국민 보건을 해한다"며 "마약의 종류와 양, 횟수, 기간에 비춰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 자체를 인정하고 마약류 단약 의지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염 씨에 대해서는 "동아리 회장을 맡은 피고인으로부터 시작된 마약 범죄가 확산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염 씨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수도권 13개 대학 학생이 포함된 수백명 규모 대학 연합동아리를 설립해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마약을 집단 투약하고 유통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됐다.
염 씨는 동아리에서 만난 여자 친구가 다른 남성을 만났다는 이유로 수차례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도 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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