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장 집행 언제?…공수처장 출근길 '침묵', 청사 '조용'(종합)
새벽부터 별다른 움직임 없어…오늘 재집행 힘들듯
- 이밝음 기자, 윤주현 기자, 이강 기자, 김종훈 기자
(과천·서울=뉴스1) 이밝음 윤주현 이강 김종훈 기자 =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은 8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기를 묻는 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 처장은 이날 오전 8시55분쯤 굳은 표정으로 공수처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했다. 청사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을 차량에 탄 상태로 지나친 뒤, 건물 입구에서 내려 곧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들이 '영장 집행을 언제 할 건가'라고 외쳤지만 답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공수처는 이날 오전까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이미 한 차례 집행에 실패했던 만큼 집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 눈에 띄는 경찰 인력 배치가 없었고, 인력 파견 등을 고려할 때 전날 발부된 영장을 곧바로 집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5시50분에도 공수처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 5동은 대부분 창문 불이 꺼진 채 적막한 분위기였다. 7시가 가까워지자 공수처 수사3~4부가 위치한 3층 창문 일부에 불이 들어왔다.
지난 3일 1차 영장 집행을 앞두고 청사 주변을 둘러쌌던 경찰 버스도 보이지 않았다. 체포영장 집행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했던 공수처 차량도 주차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대통령 관저 앞에선 오전 6시쯤 탄핵무효 집회가 100여명 규모로 열렸다. 관저 입구는 차량으로만 막혀 있을 뿐 별도 인원을 배치하거나 통행을 제한하진 않았다. 직원들이 드나드는 모습도 보였다.
공수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2차 집행에 나설 경우 무력 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오 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차 체포영장 집행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물리적 충돌로 '프레임 전환'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물리적 충돌은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지만 집행 중단 이후 공수처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대응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커졌단 분석이다.
오 처장은 전날 "2차 집행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특공대 투입을 검토하는 등 집행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대통령경호처 역시 관저 입구에 버스 차 벽을 촘촘하게 배치하고 우회로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야간 집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차 집행 당시엔 오 처장이 "엄정한 법 집행은 하되, 예의는 지킬 것"이라고 하면서 일출 전·일몰 후 집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1차 영장 집행이 불발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오후 서울서부지법은 공수처가 재청구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했다. 공수처는 1차 체포영장 발부 당시 기한이 7일이라고 밝혔던 것과 달리 이번엔 영장 집행 기한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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