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협회장 선거 불투명" vs 협회 "가처분으로 선거운동"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후보와 대한축구협회가 회장 선거 진행 과정의 투명성을 두고 법정에서 맞붙었다. 법원은 오는 8일로 예정된 회장 선거 전에 허 후보가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임해지)는 허 후보가 사단법인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선거금지가처분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허 후보 측은 이날 "협회 선거운영위원회 위원장이 누군지 알 수도 없고 구체적인 진행 경과도 알 수 없다"며 "선거가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몽규 현 회장이) 12년 동안 회장을 했고 현 집행부가 선거를 주관하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상 다른 후보 측에서는 정상적인 선거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축구협회 정관에서)회장 출마 자격을 70세 미만으로 규정한 것은 평등권 침해로 허용될 수 없으므로 바로 잡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모든 규정에 부합하게 선거를 운영하고 있다"며 "허 후보 측은 이런 내용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리며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축구협회장 후보는 선거 당일 기준으로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며 "허 후보는 다음 주면 만 70세를 초과하게 되므로 사실상 이 사건 가처분 신청 자체가 보전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또 "허 후보 측은 해당 규정이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규정은 이미 4년 전에 개정된 것으로 이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선거인단이 규정보다 21명이 적다"는 허 후보의 지적에 대해서 협회 측은 "개인정보보호법상 제3자 동의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추첨된 선거인에게 최선을 다해 개인정보 공개 동의를 받았지만 21명이 끝내 동의를 안 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결정을 해야하는 시간이 촉박하다"며 "쌍방에서 제출할 것이 있다면 오늘 자정까지 다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검토해 선거일 전까지 결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심문기일을 마쳤다.

앞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 후보는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선거를 관리한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허 후보는 "협회 선거운영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며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는 위원들에게 공정한 선거 운영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인단 명부작성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선거인단 추첨을 마치고, 규정에서 정한 194명보다 21명이나 부족한 173명으로 구성한 것도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는 "동의서 미제출로 배제된 대부분이 현장의 감독(1명)과 선수(17명)라는 점에서 이번 회장 선거에서 특정 직군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또 협회 선거운영위가 오는 8일 열리는 회장 선거를 약 한 달 앞둔 지난달 6일에서야 개정된 '회장선거관리규정'을 공개하고도 선거방식, 선거인단 명부작성 일정 및 절차, 후보 등록 방법 등 선거 관련 공고를 촉박하게 공지해 출마자들이 제대로 선거 준비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정 회장과 허정무 전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삼파전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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