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집행' 오동운, 묵묵부답…공수처 조사 준비 분주
수사팀, 새벽 출근 후 영장 집행 출발…대통령 관저 대치
尹 측 "불법 무효 영장 집행" 불응 방침 재확인
- 정재민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과천=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들어간 가운데 오동운 공수처장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 조사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공수처엔 경찰 버스로 차 벽을 만드는 등 경비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다.
오 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장 집행이 막히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체포영장 집행 의지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공수처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 이후와 지지자들의 집회 등 돌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경찰이 대거 배치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14분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정부과천청사를 나선 공수처 차량 5대는 1시간여 만인 7시 2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오전 7시부터 정부과천청사 일대에는 경찰 인력을 호송하는 대형 버스 10여대와 순찰차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전 9시 기준 경찰 버스는 51대까지 늘었으며 차 벽이 설치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은 14개 중대 약 840명이 배치됐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검사로 이대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장(TF장·수사3부장검사)·차정현 수사4부장검사를 지정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팀이) 밤을 새우지 않고 새벽에 출근해 체포영장 집행에 들어갔다"면서 "체포 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심야 조사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5동 정문에는 전날부터 취재진 질서 유지를 위한 '포토 라인'이 설치됐다.
공수처는 지난 1~2일 경찰과 체포조 투입 동선을 짜는 등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세부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과 25일, 29일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영장 청구 사유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또 군사상·공무상 비밀을 이유로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110조와 11조 적용은 예외로 한다는 문구도 함께 기재했다.
이와 관련해 오 처장은 지난해 12월 31일 경호처에 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체포·수색 영장이 위법이라는 입장이어서 공수처의 영장 집행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처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불법 무효인 영장 집행은 적법하지 않다"며 불응 방침을 재차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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