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계엄=전시 비상조치' 소신 상급자에 여러 번 밝혔다"

여인형, '내란혐의'로 31일 구속 기소…변호인단 통해 입장문
"계엄 소극적 임무 수행…부하들 계엄 사전에 몰라 '선처'"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주요 피의자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계엄은 전시 비상조치라는 소신을 상급자들에게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여 사령관은 31일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방첩사 부대원들도 같은 인식 하에 지난 3일 실제 비상계엄령 하에서 결과적으로 소극적인 임무 수행을 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공소사실은 사실과 추측, 제가 기억하는 바와 다른 내용이 혼재돼 있다"며 "제가 국군통수권자의 명령 이행과 제반 결과 사이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군인으로서 또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제 부하들은 계엄 시행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어떠한 사전 준비도 한 사실이 없다"며 "계엄령 발령 후 부대원들이 취한 대부분의 조치는 '전시 합수본 운영계획'이라는 평소 업무 지침에 따라 조건반사적으로 취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의 지시와 업무 지침을 충직하게 수행한 부하들의 선처를 바란다"며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당시 제 부하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하며, 저의 계엄에 관한 부정적 소신과 이에 따른 소극적 이행 의지 등이 규명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여 사령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여 사령관은 지난 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지휘를 받아 계엄령 선포 후 정치인 등 14명의 주요 인사를 체포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는 등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또 비상계엄 선포 전 김 전 장관 등과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도 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