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다 500만원 물건 가져간 70대 할머니…"가격 몰랐다" 선고유예

(서울=뉴스1) 장시온 김종훈 기자 = 폐지를 줍는 70대 할머니가 500만 원 상당의 물건이 든 박스를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선고유예를 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손승우 판사는 19일 절도 혐의를 받는 송 모 씨(79)에게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법원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 4월 19일 오전 9시쯤 피해자 차 모 씨(44)가 운영하는 서울 양천구의 한 자전거 상가 앞에서 500만 원 상당의 자전거 부품이 들어있는 박스를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령으로 폐지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박스 안의 물품 가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송 씨는 선고유예 직후 재판부를 향해 허리를 숙여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법정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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