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 대표 오늘 대법 선고…1심 무죄·2심 유죄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26일 나온다. 앞서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를 선고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74)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65)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앞서 검찰은 2016년 특별수사팀을 꾸려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등을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 등을 기소했다. 신 전 대표는 2018년 1월 징역 6년이 확정됐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2차 수사에서 메틸클로로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하면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98명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로 2019년 2월 기소됐다.

1심은 CMIT·MIT와 피해자들의 질환 사이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옥시에 대한 유죄 판결 근거인 PHMG와 이 사건의 CMIT·MIT 성분은 차이가 있다"며 "살균제 사용과 폐질환·천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2심은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홍·안 전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했다.

CMIT·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 유공이 출시한 '가습기 메이트' 제품에 출시됐는데 이후 실험 결과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공은 판매 중지나 회수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판매를 계속했고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이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심은 "어떠한 안전성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살균제 제품을 판매한 것은 제조·판매업자에게 당연히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은 이날 홍·안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SK케미칼·애경산업 관계자들에 대한 판단도 내놓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2011년 4~5월 서울 한 대학병원에 출산 전후 산모 8명이 폐가 굳는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입원한 뒤 4명이 숨지며 세상에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 포털에 따르면 올해 11월 30일 기준 피해 지원 신청·접수자는 7977명으로 이 중 1883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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