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황의조, 지난달 2억 공탁…"선처해달라"

"합의 못해 송구…진심으로 잘못 반성, 다시 한번 사죄"
檢 "피해자 수령 의사 없어…공탁, 유리하게 참작 안돼"

불법 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축구선수 황의조(32)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1심 1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0.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32) 측이 "기습공탁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법정에서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8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황의조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 10월 16일 재판 절차를 마무리하고 1심 선고기일을 지정했으나, 변호인의 의견서 제출과 검사의 공소장변경 신청 등으로 인해 변론 재개가 필요하다고 보고 한 차례 더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황의조의 변호인은 공소사실 중 황의조가 피해자 A 씨와의 영상통화를 녹화한 것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피해자 B 씨에 대해 2억 원을 공탁한 것에 대해서는 "B 씨의 마음을 열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할 수 있는 방법이 공탁밖에 없어서 불가피하게 한 것이다. 결코 기습공탁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2차 가해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여러 정상을 참작해 피고인이 축구선수로 열심히 활동하도록 선처해달라"고 덧붙였다.

재판 절차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황의조는 최후 진술에서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분들과 축구 팬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는 축구에만 전념하면서 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의 최후 진술 이후 피해자 B 씨를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가 재판부에 발언권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비공개 재판에 나와서 반론하거나, 의견서를 제출하면 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변호사가 "피해자는 신분을 드러내는 게 가능하지 않다. 피해자가 대리인을 통해 법정 진술을 못 하는 것이냐"고 반발하자, 재판부는 이 변호사에게 1분의 시간을 부여했다.

이 변호사는 "피고인 측은 2차 가해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 사건이 종결되고 상황이 끝나도 피해자의 피해는 계속된다"며 "2차 가해 혐의가 기소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재 (피해가) 멈추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하면서 "피해자가 2억 원의 공탁금 수령 및 합의 의사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며 "공탁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참작하지 말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 14일 오후 2시로 1심 선고기일을 지정했다.

황의조는 상대방 여성 2명의 동의 없이 여러 차례에 걸쳐 영상을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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