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재판 노쇼' 권경애, 손배소 항소심 내년 1월 시작
재판 3회 불출석 패소하고도 학폭 피해 유족에게 안 알려
1심 5000만원 배상 유족 측 항소…서울변회에 재징계 요청도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학교폭력 소송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 확정판결을 받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이 내년 1월에 시작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3부(부장판사 박평균 고충정 지상목)는 학폭 피해자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의 첫 변론기일을 내년 1월 16일 오후 3시 10분으로 지정했다.
앞서 1심은 지난 6월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는 공동으로 이 씨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나머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2명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권 변호사가 재판에 3번 불출석해 항소 취하로 간주하게 하는 등 민사 사건 변호를 불성실하게 수행하고,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상고 기간을 놓친 점 등을 "고의에 의한 중과실"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관련 민사사건에서 승소했을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권 변호사의 잘못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이 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사건 1심에서는 대부분의 청구를 기각했는데 이 씨 측에서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를 뒤집기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사건 승패를 떠나 기회가 상실된 데 대해 이 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므로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며 위자료를 5000만 원으로 산정했다.
권 변호사는 2016년 이 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학교폭력 가해 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변호인을 맡았으나 2심에 세 차례 불출석해 원고 패소 판결을 받게 했다. 그러고도 권 변호사는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항소심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을 지정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유족 측은 권 변호사의 불법행위와 법무법인 구성원의 연대책임을 지적하며 2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권 변호사 측이 피해자 유족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했으나 유족 측이 불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정식 재판 절차를 밟게 됐다.
이 씨는 1심 판결 직후 항소를 예고했다.
당시 이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판사조차 질문이 없었고 상대측에서 대응하는 것도 없어 저 혼자 벽에 외치는 것 같았다"며 "항소심 판사가 어떤 태도로 재판에 임하는지 볼 것이고 그것으로도 안 되면 상고해 대법원까지도 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권 변호사는 변호사법상 성실 의무 위반으로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정직 1년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 8월 징계 기간이 끝나 다시 변호사 직함을 달게 됐다.
그러자 이 씨는 권 변호사가 처음 소송 제기 때부터 청구취지를 잘못 기재하는 등 추가 과실을 확인했다며 지난 9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재징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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