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특수본 "尹 피의자 입건, 내란·직권남용 모두 수사"(종합)

"공무원 직권 남용해 폭동을 일으킨 것…내란·직남 수사"
국수본과 합동수사 협의 계속…법·원칙 따라 엄정 수사

박세현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수사 관련 브리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정재민 이밝음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찰은 또 전날 경찰에 제안한 합동 수사가 성사되지 않은 데 대해 추가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찰은 내란죄는 경찰 수사 대상인 만큼 현재 합동수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8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발장이 많이 접수돼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라며 "고소·고발이 되면 절차상으로는 피의자가 맞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에 대한 여러 고발장이 제출됐다. 내란 혐의로 피의자를 입건했는가"란 질문에 따른 답이다.

지난 4일 검찰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내란죄·직권남용 혐의 고발장을 접수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찬규)에 배당했다.

또 윤 대통령 체포 여부를 두고는 "앞으로 수사계획에 대해 답변드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본부장은 "특수본은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해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국민 여러분께서는 믿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한마디로 쉽게 말하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이 이 사건의 사실관계"라며 직권남용죄와 내란죄 두 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서 수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사건과 관련해 120여명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경찰 국수본은 이날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관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를 시작했다. 2024.1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검찰이 제안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검찰이 거절한 데 대해 "협의를 이어가겠다"면서도 계엄 사태 '키맨'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 체포한 점 들어 수사 정당성을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앞으로도 필요한 소통을 계속하면서 경찰의 합동수사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가장 많은 관련자는 군·경찰"이라며 "군은 군검찰이 합동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김 전 장관은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경찰 관련된 분들은 경찰이 수사하는데 그 또한 혐의가 있다면 검찰에 송치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초동수사를 누가하느냐가 중요하다 생각하진 않는다"며 "검찰은 군검찰과 합동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경찰도 사안의 중대성과 효율적 수사 등 측면에서 좋은 방안을 저희와 계속 협의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일한 범죄사실을 수사할 때 검사가 사법경찰에 송치를 요구하면 사건을 보내도록 하고, 경찰이 먼저 신청한 경우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규정에 따라 지금 경찰도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사 진행 경과에 있어 경찰과 공수처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국방부에 따르면 김용현 장관은 이날 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해 이처럼 지시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계엄을 건의했다. 계엄 선포를 위해선 형식상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건의하게 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4.1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검찰은 또 윤 대통령 등에 대해 고발된 내란죄와 직권남용 혐의를 함께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본부장은 "이 사건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게 사실관계"라며 "그 두 개가 직권남용과 내란죄의 구성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에서 직권남용과 내란죄가 관련성 없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아주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희도 같은 판단으로 두 가지 죄명 모두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란죄는 검찰 직접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직권남용 혐의만으로 축소해 수사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검찰청법상 검사 직무 관련 규정은 '수사 대상 범죄와 직접 관련성 있으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또 김 전 장관에 대한 신병 확보 시점을 두고는 "(비상계엄) 각 단계 관련자들의 입장이 이미 알려진 상황이라 특수본 구성 직후 김 전 장관의 진술 확보를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김 전 장관에 대한 6시간여 조사를 마친 뒤 긴급체포해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했다.

김 전 장관에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검찰은 구체적인 혐의 보강을 거쳐 늦어도 내일 안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전망이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