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세 번째 대통령 탄핵안…노·박 사례와 비교해보니
野, 尹 비상계엄 이후 속도전…7일 오후 7시 표결
사유·여론 박근혜, 단순성 노무현과 비슷…헌재 판단 기준 '중대성'
- 정재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서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법조계에선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사유, 여론 등에선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반면 사건의 단순성 측면에선 노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5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전날(4일) 국회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안이 이날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7일 오후 7시 탄핵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헌정사상 대통령 탄핵 절차가 시작된 것은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두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모두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노 대통령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직에서 파면할 만큼 중대 사유는 아니라면서 기각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법행위라고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가장 큰 차이는 신분과 혐의였다. 노 대통령은 선거법 위반 등 3개 혐의를 받았지만 수사를 통해 확정된 피의사실이 아니었다. 반면 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피의자로 입건돼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등 13개 혐의(헌법 5개, 법률 8개)를 받았다.
민주당 등 야6당이 전날 제출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명시한 윤 대통령의 헌법(17개) 및 법률 위반 행위(5개)는 총 22개로 대부분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대한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헌법상 국민주권주의, 헌법수호책무 위반, 정당제와 정당 활동의 자유 등을 침해하거나 위반했고 형법상 내란 미수에 해당한다는 내용,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계엄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내란죄로 고소·고발한 사건을 배당하고 직접 수사가 가능한지 들여다보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두 전직 대통령과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위반의 중대성 여부에선 박 대통령과, 혐의의 단순성에선 노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평이 나온다.
탄핵소추안을 보면 노 대통령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박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헌법 제1조 국민주권주의 등 헌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주권주의(헌법 제1조) △대통령의 헌법수호책무(헌법 제66조) △대통령직의 성실한 수행 의무(헌법 제69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등이 공통 사안이다.
여론도 닮았다. 헌재가 단순히 탄핵소추안만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법 위반,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만큼 여론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평이다.
과거 노 대통령 탄핵 추진 당시 반대가, 박 전 대통령은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윤 대통령의 경우 계엄 후 첫 여론조사에서 시민 10명 중 7명 이상이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3.6%, 반대한다는 응답은 24%로 집계됐다.(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경우 비교적 헌법에서 명확하게 규정하는 계엄과 관련돼 있어 단순하다. 이 점은 노 대통령과 유사하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기준으로는 박 대통령 때처럼 중대한 경우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각 대통령의 위반 혐의와 사안의 중대성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안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결국 법 위반의 중대성 여부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번 비상계엄을 헌재가 얼마큼 중대하게 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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