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오물풍선으로 고생…힘내시라" 검사 탄핵에 130여명 검사 반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 입장문에 댓글로 지지
"검찰 전체 보복" "국민 한 사람으로 자괴감"

자료사진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황두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등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검찰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뿐 아니라 전국 일선 청의 평검사 100명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승환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공봉숙 2차장검사, 이성식 3차장검사가 전날 올린 검사 탄핵 반대 입장문에는 이날 오후 5시30분까지 138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서울중앙지검 내부 구성원들이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히자 전국 검사들이 힘을 싣는 모습이다.

검사들은 댓글에서 "검찰 본연의 업무를 했는데 다수당의 입맛에 맞는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탄핵하겠다는 것"이라며 "검찰 전체에 대한 보복"이라고 한목소리로 탄핵 추진을 비판했다. 탄핵 소추로 입는 피해 보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검찰총장 후보에 올랐던 이진동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탄핵 남용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박현철 서울고검 차장검사도 "검사들의 사건처리에 대한 위헌적 탄핵 시도에 반대하고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무곤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검사라는 직이 요즘처럼 가볍게 취급받는 적도 없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이러한 불법, 부당한 탄핵소추가 용인된다면 비단 검사뿐만 아니라 검찰 구성원 그 누구도 검찰 자체도 외부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해 전국 일선 청 평검사들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저마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소속의 한 평검사는 "제가 목도하는 지금이 현실인지 아닌지 혼란스럽다"며 "지휘부에 대한 탄핵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지검 전체, 나아가 검찰 전체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검사는 "사건 처분 결과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다고 해서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반헌법적인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평검사는 "수사권 조정 때부터 현 탄핵 사태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의 검찰 개혁 방안들이 너무 거칠어 안타깝다"고 했고, 부산의 한 평검사는 "부디 국회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황당한 탄핵 오물풍선으로 고생하는 검사님들 힘내시라"는 글을 쓴 검사도 있었다.

한 지방지청장은 "검사이기 전에 세금을 내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1·2·3차장 검사는 전날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본말이 전도된 것일 뿐만 아니라 권한 남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탄핵 소추 대상인 최 부장검사를 제외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33명 전원이 "위헌·위법적 탄핵 시도를 중단하라"는 입장문을 올렸다.

한편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검사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묻자 "탄핵소추가 헌법이나 법률에 명확한 위반 사항이 아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 검찰 사무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해임을 의결하시는 게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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