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통역만"…캄보디아 리딩사기단 'MZ 운영팀장' 혐의 부인

25살 운영팀장, 대부분 20·30대…38명 속여 29억 빼돌려
운영팀장 송 씨, 가짜 투자사이트 가입 유도 과정 전반 관리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캄보디아에서 불법 주식리딩방을 운영한 범죄조직의 운영팀장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20대가 자신은 단순히 통역하는 역할만 맡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조직원은 모두 20·30대로, 운영팀장은 25세에 불과하며 가장 어린 피고인은 23세로 '영업 팀원'으로 활동했다.

운영팀장으로 지목된 송 모 씨(25·남)는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현기 판사 심리로 열린 사기, 범죄단체가입·활동,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중국어를 잘해 (총책과의) 소통창구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송 씨 측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공소사실 중 피해금 일부가 중복으로 계산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함께 재판받은 조직원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일부는 범죄에 가담한 사실은 있지만, 그 기간이 1개월 내외로 짧고 범죄수익을 배분받지 못한 점을 강조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주식리딩방 사기 범죄단체에 가입해 유명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38명으로부터 약 29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운영팀장을 맡은 송 씨는 이 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와 신뢰를 쌓고 가짜 투자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과정 전반을 관리했다.

검찰은 범행에 '돼지도살' 수법을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돼지를 천천히 살찌운 뒤 도살하듯, 신뢰 관계를 이용해 피해 규모를 점차 늘린 후 한 번에 수익을 실현하는 사기 수법이다.

검찰은 지난 8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자금세탁에 이용된 계좌를 추적했고, 지난 9~11월 영업팀장을 포함해 조직원 14명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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