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에 지지자들 덩실덩실…보수단체 "법 죽었다"

(서울=뉴스1) 홍유진 김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법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한 여성 지지자는 그렁그렁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축제 분위기에 돌입했다. 반면 보수단체 집회장에서는 "법이 죽었다"며 욕설 섞인 고성이 오갔다.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인근에는 25일 오전부터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지지단체 집회와 이 대표의 구속을 주장하는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가 불과 300여m 떨어진 곳에서 열렸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이날 지지자 집회에 1100명, 보수집회에 850명이 집결했다.

이 대표의 무죄 소식이 두 집회장까지 전달되는 데는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연단에 선 사회자가 "이재명 무죄!"를 큰 소리로 알리자 지지자들은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고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춤추던 한 여성은 "이재명 죽지 않았어. 이재명을 대통령으로!"라고 외쳤다.

한 중년 여성은 집회 현장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지지자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 "다행이다"라고 외치며 포옹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왔다는 윤재해(65·남) 씨는 "(사법부가) 비합리적이고 믿을 수가 없으니까 다들 불안해했는데 상식적인 판단이 나와서 감사하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법원을 빠져나온 이 대표의 차량이 집회장을 지나자 지지자들은 파란 풍선과 손팻말을 치켜세우며 5초간 긴 환호성을 보냈다.

같은 시각 반대편 보수단체 집회장은 이 대표 무죄 소식이 전달되자마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직전까지 '이재명 구속'을 거세게 외치던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사그라지고 "뭐야, 무죄야?", "이런 일이 어디 있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회자가 무죄가 선고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자 곳곳에서 욕설 섞인 고성이 터져 나왔다. 태극기 마크가 붙어있는 빨간 모자를 쓴 한 중년 남성은 "법이 죽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에서는 "법원에 쳐들어가자"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서 왔다는 신 모 씨(60대·남)는 "오늘 잠도 안 자고 왔는데 이게 뭐냐"며 "징역형은 당연히 나오고 오늘 법정 구속을 하냐마냐 하고 있었는데 무죄는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이가 너덜거릴 정도로 손팻말을 흔들던 참가자들은 하나둘 피켓을 내려놓고 이탈하기 시작했다. 집회가 해산하는 와중에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참가자들의 아우성은 끊이질 않았다. 한 중년 여성 참가자는 "구형이 3년인데 어떻게 무죄가 나오냐.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다 경찰에 제지받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고, 위증교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