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1860만원' 프로포폴 10시간 주입…15억 불법투약 의원 적발

검찰, 7명 구속 기소…폭력조직원까지 합세

서울중앙지검.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검찰이 약 14억 6000만 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 판매·투약한 의료기관을 적발해 일당 7명을 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약사법 위반,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의사 서 모 씨(64) 등 7명을 구속 기소하고 2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서 씨 등은 A 의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총 417회에 걸쳐 합계 약 14억 6000만 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 판매·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또 상담실장 장 모 씨(28·여)가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받은 대금에 따라 투약량을 결정하고 간호조무사 길 모 씨(40·여) 등이 서 씨의 구체적인 관리·감독 없이 수면 마취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A 의원은 범행을 숨기고자 프로포폴 등을 투약하지 않은 260명에게 총 8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처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위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프로포폴 중독자 23명은 수면 등 목적으로 프로포폴과 프로포폴로 인식한 에토미데이트를 매수해 투약한 혐의다. A 의원은 향정신성의약품 미지정으로 식약처 취급 보고 의무가 없고 효능은 유사한 에토미데이트를 다른 마취제 등과 섞어 이들에게 판매·투약했다.

검찰은 이들 중 의존성이 심각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 2명에 대해 불구속 기소와 함께 치료감호 및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 조사 결과 A 의원은 시술도 없이 수면·환각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판매·투약했다. 특히 의원 내부에 '피부관리실'이란 독립 공간을 만들어 투약에 필요한 침대, 냉장고(프로포폴 등 보관), 주사기 등 각종 정맥주사 투약 장비, 금고 등을 구비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폭력조직원 김 모 씨(38)가 중독자 관리·통제를 위해 A 의원에 상주했고, 서 씨는 식약처에 적법한 의료 목적의 처방·투약인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이들은 수면·환각 목적의 프로포폴 투약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결제한 액수에 따라 무제한으로 투약했다. 1회 최대 결제한 대금은 1860만 원, 최대 투약 시간은 10시간 24분에 달한다. 요청에 따라선 병원 문을 열고 심야에도 6시간 20분가량 투약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 확인된 에토미데이트 의존성 등을 토대로 마약류 지정을 적극 논의할 예정"이라며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범행개요도. (서울중앙지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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