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영배 등 경영진, 티메프 사태 은폐…금감원에 로비 시도"

(서울=뉴스1) 황두현 김기성 기자 = 검찰이 18일 티메프 미정산 사태의 핵심 인물 구영배 큐텐그룹 등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산 지연 상황이 발생하자 조직적으로 허위 사실을 발표하기로 모의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검사)은 2차 구속영장 청구서에 "2023년 10월경부터 큐텐 측에 불리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그에 대응해 우호적인 기사 작업을 하는 등 정산 지연 등이 문제 되는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이나 여론에 불리한 내용이 조성되지 않도록 했다"며 이처럼 적시했다.

이어 "허위 사실 발표를 모의한 후 '시스템 오류, 전산 장애'라는 허위 해명을 하여 그 이후 추가 피해를 발생시켜 피해 규모를 더욱 확대시켰다"고 썼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큐텐 등 계열사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알고도 이를 감추고 은폐하려 한 정황도 상세히 기재했다.

검찰은 범죄 의심 사유 중 하나로 "2023년 2~12월경 금융감독원에 미정산 잔액 등을 허위 보고하고 금감원에 로비를 시도했다"며 "언론에 허위 대응함으로써 티몬·위메프의 재정 상황 등을 적극적으로 은폐했다"고 범죄가 의심된다고 썼다.

검찰은 구 대표에 대해서도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2023년 9월 28일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로부터 큐텐 유한회사의 11번가 인수 추진과 관련된 언론 기사에 큐텐의 정산 지연에 관한 댓글이 게시되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김효종에게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파악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와 류 대표 등이 티몬 측 본부장에게 부정적 댓글을 무마하기 위한 우호적 취지의 댓글을 게시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2024년 5월 27일경 언론사에 큐텐의 정산 대금 미지급 사실이 제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이시준(큐텐 최고재무책임자) 등과 논의하여 해당 셀러(판매자)에게 정산 대금을 바로 지급하면서 언론사 제보 관련 게시글 삭제를 요청하고 기자를 접촉하여 기사가 보도되지 않도록 상황을 무마하였다"고 적시했다.

한편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2시에 구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순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나올 전망이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