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두 번째 구속기로…구영배 "사죄" 피해자 "구속 수사"(종합)
구영배 "불구속되면 피해 회복 최선" 혐의 대체로 부인
류화현 "구영배 지시대로"…피해자 3000여명 탄원서 접수
- 정재민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한 달여 만인 18일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구 대표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고개 숙였지만, 피해자 3000여 명은 이들에 대한 구속 수사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2시에 구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순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달아 진행했다.
가장 먼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구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일단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한다. 임직원에게도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제 책임에 대해 통감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혐의들에 대해 제 입장을 상세히 소명했다"며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갖가지 혐의에 대해선 대체로 부인했다.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 전 250억 원을 옮기라고 지시한 게 맞는가"란 질문에 "구체적으로 얘기를 피하고 싶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기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티메프가 인터파크에서 1000억 원을 끌어와서 큐텐 본사와 큐텐 테크놀로지 정산 지연을 막는 데 썼다는 데 맞는가"란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지 않는다"며 "재판에서 상세히 소명했다. 재판 과정에 있는 것들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구 대표는 "확실한 것은 정말 죄송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어떻게든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서도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다만 "혹시 불구속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 및 소비자가 모인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구 대표 등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날(17일) 오후부터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철야 농성을 벌였고 이날 법원에 엄벌 처분 탄원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구 대표 관련 의혹이 계속 추가되고 있어 구속 및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 한다"며 "해외 도주 우려가 높고 허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회생 중인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고 기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달 법원의 구속 영장 기각 후 탄원서를 접수해 약 3000명이 탄원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신정권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피해자 4명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구 대표는 피해자들을 향해 "정말 죄송하다"며 "상황에 따라 좀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사실을 말씀드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힘든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 죄송하고 양해드린다"고 했다.
구 대표에 이어 모습을 드러낸 류광진 티몬 대표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고,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백번 말씀드려도 죄송하고 사죄드린다.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류화현 대표는 "이번 사태가 모두 구 대표 지시에 따른 것이란 입장인가"란 질문에 "부끄러운 일이지만 일하는 방식이 그랬던 것 같고 통화, 주간회의 등 모든 것에서 그분(구 대표) 지시대로 운영했다"고 답했다.
다만 "구속이 되든 안 되든 민형사 책임, 피해자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며 "구속 여부와 상관 없이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로 지난달 4일에 이어 이들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구 대표 등은 정산 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역마진', '돌려막기' 식으로 영업해 1조 5950억 원 상당의 정산 대금을 편취(사기)하고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의 자금 총 720억 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또 티메프·인터파크커머스 자금 총 799억 원을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 인수 대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횡령) 등도 있다.
지난 영장 청구 때와 비교하면 배임 금액은 28억 원, 횡령 금액은 128억 원 늘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에 나올 전망이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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