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G사태 몸통' 라덕연에 징역 40년·벌금 2.4조 원 구형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검찰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에게 징역 40년과 2조 원이 넘는 벌금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 정도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재판에서 라 대표에게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재판부에 벌금 2조 3590억 원과 추징금 127억 원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사건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가 라덕연"이라며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투자자들과 조직원들의 욕심을 이용해서 자신의 시세조종 조직을 키웠다"며 "이 사건 부당 이득이 공소장 기준 7000억 원을 넘는 등 규모가 막대해 중형 선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형을 들은 라 대표 측은 주가 조작범으로 몰리는 것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현실적으로 시가총액 기준 1000억 원이 넘는 주식 8개를 동시에 주가 조작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라 대표 측 변호인은 "8개 종목이 동시에 폭락한다는 것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에서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없다며 여러 차례 조사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거래하지 않았다"며 "당시 매집한 물량은 단기간에 되팔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날 검은 양복을 입고 재판에 출석한 라 대표는 "절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진정 송구스럽다"며 "절차와 과정을 간과해 고통을 주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을 들으며 너무 고통스럽고 무거운 마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하한가 사태로 촉발된 사태는 절대 제가 의도하고 기획한 일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라 대표 일당은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는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며 수천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8개 상장기업 주식을 통정매매 등의 방법으로 시세조종 해 약 73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통정매매는 주식 매도·매수자가 사전에 거래 시기와 수량 등을 협의해 매매하는 거래를 말하며 이는 자본시장법 처벌 대상이다.

라 씨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 23일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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