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여친 코에 담뱃재 넣고 '딴 남자 안보기' 각서…20대남 징역4년

올 3월 재수학원서 만나 교제하며 가학적 범행
재판부 "연인간 다툼으로 보기 힘들 정도 잔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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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미성년자인 여자 친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여러 차례 폭행해 중상을 입힌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김상연)는 12일 오후 특수중상해 등 혐의를 받는 A 씨(21)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툼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 정도로 잔혹하다"며 "피해자가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고,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본 법정에 출석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법원에 4000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 측이 수령하지 않아 이는 양형에 고려되지 않았다. 지난 7월부터 선고 전날까지 A 씨는 40번 넘게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 3월 재수학원에서 피해자 B 씨와 만나 교제해 오다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 씨가 스스로 손등에 담뱃불을 지지게 하거나 B 씨의 콧구멍에 담뱃재를 털어 넣는 듯 가학적인 행위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B 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행동 지침에 대한 각서까지 받아냈다. 해당 각서에는 "다른 남자 쳐다보지 않기", "혼자 주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오빠가 정해준 책만 읽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런 요구가 지켜지지 않을 때마다 A 씨는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A 씨가 B 씨를 모텔로 불러내 장시간 폭행해 의식을 잃었다. 이후 B 씨는 응급실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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