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형 "녹취록 '그분' 몰랐다…김만배가 '유동규라고 하라'고 해"

정영학 녹취 속 金 "배당금 절반 그분 것"…'그분=이재명' 의혹
"김만배, 영화 '에베레스트' 언급하며 '따라오라'고 말해"

지난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허위 인터뷰를 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2024.6.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노선웅 기자 =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가 정영학 회계사 녹취에 등장하는 '그분'이 누군지 알지 못 했지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지시로 '그분'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라는 인터뷰를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조 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김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등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와 함께 조 씨는 "김 씨가 영화 '에베레스트'를 언급하며 '정상 등정에 성공한 뒤 내려가는 과정에서 대원들이 대장 말을 듣지 않아 다 죽는 스토리다. 이제부터 내려가는 길인데 형(김 씨)이 주도할 테니 따라와라'라고 얘기했나"라는 검사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이어 "김 씨가 대장으로서 전체를 마무리하는 것까지 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제가 잘 모르는 일이기도 해서 말씀을 듣고 따라가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장동 개발 관련자인 정 회계사가 2021년 9월 대장동 비리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 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두고 천화동인 1호의 지분권자를 가리키는 '그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김 씨가 조 씨에게 "'그분'은 유동규이니 혹시 인터뷰하게 되면 그렇게 말하라"고 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조 씨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그분'은 유동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당사자이기도 한 조 씨는 지난 5일 이 재판에서 "대검 중수부 조사 당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의 2021년 9월 15일 인터뷰에는 윤석열 당시 검사가 조 씨의 범죄를 덮고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해 줬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관련 의혹을 직접 부인한 것이다.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은 해당 인터뷰를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에 보도되도록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