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안 갚아?" 채무자 흉기 살해한 80대 1심 징역 18년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모 씨(82)에게 징역 18년 및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흉기를 소지하고 대중교통을 타고 피해자를 찾아가 공격하는 과정이 모두 망설임 없이 이뤄졌다"며 "피고인의 살인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또 "현관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피해자를 밀치며 집안에 들어가 휴대전화를 빼앗고 돈을 갚으라 압박한 점도 유죄로 인정된다"며 주거침입 혐의 및 감금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 한명이 생명 잃었고, 다른 한명은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입었다"며 "피해자의 고통은 온전히 회복되거나 치유될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가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범행 후 경찰에 바로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 씨는 지난 4월 7일 오전 9시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아파트에 들어가 수십억 원에 이르는 빚은 갚지 않으면서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채무자 A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A 씨의 아들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들은 전치 8주의 상처를 입었다. 최 씨는 A 씨와 금전 문제 등으로 민사소송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채무변제를 독촉하기 위해 A 씨의 아파트에 침입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최 씨가 A 씨의 부탁으로 수십억 원을 융통해 줬으나 A 씨가 갚지 않아 범행 직전까지 금융기관에 많은 이자 채무 등을 부담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 씨는 2019년부터 A 씨를 수차례 찾아가 빚을 갚으라고 독촉해 왔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