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보청기 물어내" 80대 농촌 이웃간 다툼…검찰 해결책은

대검, 제주지검 등 형사조정 우수사례 4건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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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보청기 수리비를 물어내라며 서로를 폭행한 80대 농촌 주민들이 검찰의 형사조정 절차로 갈등을 해소한 사건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31일 형사조정 우수사례로 제주지검 등 4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농촌 마을 이웃인 A 씨(85)와 B 씨(85·여)는 지난해 9월부터 갈등을 겪어 왔다. A 씨는 아내의 보청기를 B 씨가 파손했다는 이유로 B 씨를 때려 타박상을 입혔다. 3개월 뒤에는 보청기 수리비를 주지 않는다며 B 씨를 또다시 때렸다.

B 씨는 지난 5월 경찰 대질 조사 중 A 씨 아내를 폭행했고, 9월에는 쓰레기 집게로 A 씨를 폭행하기도 했다.

당사자들은 고령으로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고, 장기간 다툼이 이어지면서 동창 사이인 자녀들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였다.

조정위원이 현장을 찾아 마을 이장과 함께 당사자들과 자녀들을 설득한 끝에 화해를 끌어낼 수 있었다. 자녀들은 서로 사과하고 더 이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고, 마을 주민들도 이웃을 잘 돌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한다.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이 빗물 흐름을 놓고 다툰 사건에서 자연적 배수 방법을 찾아 근본적 해결 방안을 제시한 대구지검 의성지청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현장조정에 참여한 당사자들은 조정위원들에게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는데 정말 속이 시원하다"고 감사를 전했다.

중상해 교통사고 사건에서 합의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피의자의 운전자보험 약관을 분석해 보험한도액 범위 안에서 합의할 수 있도록 설득한 전주지검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슈퍼마켓에서 주류를 훔친 청각장애인 피의자에게 수어통역사와 청각장애인통역사를 지원했다. 분리조정을 실시해 피의자에게서 반성과 재발방지 다짐을 받았고, 피해자에게는 피의자의 어려운 경제 사정과 사과 뜻을 전달하며 설득해 조정을 성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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