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추락사' 용산 집단 마약 모임 주범 2명 징역형 확정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현직 경찰관이 추락사한 마약 모임의 개최 장소와 마약 공급 등을 담당한 주범들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31일 오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모 씨(32)와 정 모 씨(46)에게 각 징역 4년 6개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6일 마약 모임에 참가해 엑스터시, 케타민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참석자는 강원경찰청 소속 A 경장을 포함해 총 25명이었는데, A 경장이 추락해 숨지면서 모임이 발각됐다.

정 씨는 용산 아파트 세입자로 장소를 제공하고, 이 씨는 마약 공급을 담당하며 모임을 주도한 혐의도 있다.

참석자들의 직업은 비뇨기과 의사, 대기업 직원, 헬스 트레이너 등이었다. 이들은 모임을 '헬스 동호회'라고 진술했으나 현장에서는 주사기와 성분 미상의 알약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A 경장에게서도 필로폰·케타민·엑스터시와 신종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1심은 이 씨에게 징역 5년, 정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각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마약 파티 상황을 인식하면서도 모임을 주최해 20여명의 모임 참석자에게 다양한 마약류를 제공했고, 자신들에게 사용하기까지 했다"며 "마약 범행은 개인 피해로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근절할 필요성이 큰데 마약류 확산까지 초래해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은 이 씨에게 징역 4년 6개월, 정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씨의 합성마약 소지·수수 혐의와 정 씨의 합성마약 수수, 합성마약 장소 제공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다른 참가자가 합성마약을 반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합성마약이 어떤 형태로 어떤 방법을 통해 이 사건 모임에 반입되고 사용됐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씨에 대해서는 "모임의 주최자 중 1명이자 모임에 마약을 공급한 사람으로 범행 전반에 걸쳐 가장 핵심적이고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 씨에 대해서는 "모임 주최자 중 1명으로 마약류가 제공될 것임을 알면서도 주거지를 모임 장소로 제공했다"며 "2019년 케타민과 엑스터시 투약 등으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동종범죄를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