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연합 동아리' 연루 안과 전문의, 12살 어린 여성과 투약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대학 연합동아리 회장으로부터 마약을 구입하고 투약 당일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자신보다 10살 이상 어린 여성과 함께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 심리로 30일 오전 열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등 안과 전문의 이 모 씨(34·남) 첫 재판에서 이같은 공소사실을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서울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해 10~11월 연합동아리 회장 염 모 씨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MDMA)를 구매하고 보관·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염 씨의 주거지로 찾아가 현금 30만 원을 지급하고 MDMA 1g을 받아 냉장고에 보관하다 총 세 차례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그는 업무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이 씨는 전문의로서 마약류 진통제 처방을 수반하는 수술을 집도하는 마약류취급자이기도 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배 모 씨(22·여)는 투약 당시 이 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배 씨가 염 씨로부터 별도로 구매한 액상대마를 카트리지가 장착된 전자담배를 이용해 흡연하기도 했다.

이 씨 측 변호인은 "기록 검토를 마치고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말하겠다"고 밝혔다. 배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두 사람에 이어 같은날 재판을 받은 연합 동아리 회원 허 모 씨(26)는 향정신성의약품 LSD 매도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씨는 지난 2022년 12월경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염 씨로부터 LSD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불상의 마약 판매상(딜러)으로부터 텔레그램으로 마약이 있는 좌표를 받아 이를 염씨에게 전달해 소화전 아래 떨어진 LSD 3장을 수거하게 했다.

허 씨는 마약 대금 명목으로 당시 시세 20만 원에 해당하는 암호화폐 '리플' 401개를 전자지갑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수도권 명문대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대학 연합동아리 '깐부'를 통해 대형병원 의사, 상장사 임원 등 동아리와 무관한 이들에게까지 퍼진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동아리 회장 염 씨 등 3명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동아리를 통해 마약을 투약한 의사 이 씨와 상장사 임원 등 4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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