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중앙지검장 탄핵 추진 '檢 마비' 오나…과거 사례 보니

모두 폐기·부결…"이번에도 현실성 낮아"
법조계 "수사지휘권 박탈된 사건에 정치공세"

검찰이 17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이밝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면서 사상 초유의 '검찰 마비'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선 과거 사례 등에 비춰볼 때 실현 가능성엔 의문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18일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 내고 절차와 시기를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17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검찰이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한 데 따른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김건희의 개, 검찰을 탄핵한다"며 "심 총장,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전원을 탄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도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고 절차와 시기는 원내와 협의하기로 논의했다.

법조계에선 역대 검찰총장의 탄핵 사례를 볼 때 현실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994년 김도언 검찰총장을 시작으로 김태정(1998, 1999년), 박순용(1999년, 2000년), 신승남(2001년) 등 총 4명의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모두 시한 만료로 폐기되거나 부결됐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의 마비다. 한 검찰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완전 마비 상태가 된다"며 "현실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탄핵 사유로 거론되는 이번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문재인 정부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이 관계자는 "총장은 객관적으로 지휘권이 없고 관여한 게 없다"며 "업무 자체에 대한 위법성이 있어야 하지만 총장이 이번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고 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또 현재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이 전날(17일) 퇴임하고 여야의 후임 재판관 선출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지는 중에 탄핵까지 이어진다면 사법 공백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헌재는 '7인 의결 정족수'를 규정한 헌법재판소법의 효력을 당분간 정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탄핵 결정은 재판관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남아 있는 재판관 6명 전원이 찬성해야 하는 셈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헌재 인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언제 재판이 열릴지 모른다"며 "탄핵하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그간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 인사들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당론 발의했고, 검사 탄핵 소추 조사 관련 청문회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국민의힘 측 반발도 거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실상 검찰을 올스톱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대한 보복이다.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해 검찰 전체를 마비시키고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통째로 마비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 탄핵 청문회도 남았고,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국정감사 등을 보고 민주당에서 방침을 정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 측에서 이 대표에 대한 공소 유지 등을 고려해서 미리 총장 탄핵안을 내놓은 것 같다"며 "이 대표 재판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