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 여사 압색 영장 기각돼…계좌추적 6번 진행"[문답]
김 여사·장모 주가조작 연루 불기소…4시간 동안 처분 경위 설명
"문자 정황 의심했지만…주포들 '권오수 활용 계좌주'로 인식해"
- 서한샘 기자, 정재민 기자, 황두현 기자,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정재민 황두현 이밝음 기자 = 검찰이 17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과 관련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2020년 4월 수사 착수 후 약 4년 6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검찰은 관리·운용을 위탁한 계좌들에서 시세조종 성격의 주문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계좌를 일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날 검찰은 불기소 처분 경위를 설명하는 브리핑에 무려 4시간을 할애했다. PPT 발표는 1시간 반, 질의응답은 2시간 반가량 진행됐다. 아래는 검찰 관계자와의 질의응답 요지.
-4년 반의 수사 기간 김 여사에 대해 영장 청구를 한 적이 있나.
▶2020년부터 코바나컨텐츠 사건과 함께 수사가 진행됐다. 김 여사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는데 모두 기각됐다. 그 대신 관련자들에 관해선 압수수색 영장을 11번 청구해 73곳에서 영장을 집행했다. 계좌추적은 총 6번 진행됐다. 김 여사와 최 씨에 대해선 2번에 걸쳐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김 여사는 계좌주로서 기본적으로 참고인이다. 계좌 자금을 제공한 초기 투자자들에 관해선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거나 집행하지 않았다.
-압수수색 영장 청구 시점과 대상지가 어디였나.
▶2020년 11월 주거지, 사무실, 휴대전화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계좌추적은 전부 다 했다. 최선을 다해 수사했고 이렇게까지 증거가 없으면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수사 결과다. 조사를 왜 빨리 안 했냐고 하면 저희도 답답하다. 계좌주 중 압수영장을 청구한 사람은 없다. 현직 대통령 부인 대면 조사도 이게 처음이다. 사건의 무거움, 예민함을 알기 때문에 굉장히 노력했다. 수사를 왜 안 했냐고 한다면 억울한 마음이 있다.
-통정매매 당시 김 여사가 어떤 식으로든 연락받았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는데 김 여사는 연락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증거가 맞지 않는데 왜 파고들지 않았나.
▶정확한 진술은 '10여 년 전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구체적 매매 관련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통화해서 매매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 그게 완전 배치되는 건 아닐 수 있다. 10년이 지난 만큼 기억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
-보도자료에 '김 여사를 주식전문가로 보기 어렵다'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주식 거래를 많이 하면 주식 관련한 일반적 지식이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시세조종 사범으로 주가 조작에 가담할 정도의 인식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김 여사는 풍문을 듣고 와서 증권사 직원과 상의했다고 한다. 그런 패턴으로 하는 주식은 전문성 있다고 보기 어렵다.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고려하지 않았나.
▶수사팀과 지휘라인 모두 수심위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수심위원들이 법률전문가는 아니다. 밖에서 나오는 여러 의견의 영향을 받아 사건 처리 관련 공정성과 객관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법리적인 부분이 많고 증거관계가 복잡했다. 수심위에서 이를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하는 것 자체가 저희 책임을 미루는 형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김 여사와 최 씨의 수익은 어느 정도로 집계되나.
▶검찰에서 확인할 건 아닌 것 같다. 비상장 시기부터 투자했고 블록딜도 받아서 파는 식으로 이득을 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터 시세조종 범행이 이뤄졌는지도 확인이 안 되고 정상 매매, 시세조종 매매가 섞여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와 최 씨가 범행과 관련해 얼마 벌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적절하지도 않다고 본다. 검찰 수사 범위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주가조작 사건은 액수가 부정확해도 검찰에서 액수를 산정하고 그걸 가장 앞에 내세웠던 거 같은데.
▶검찰이 기소할 때 부당이득을 어떻게든 계산하려고 하는 건 맞다. 그런데 이 건은 주범들 사건에서 액수를 산정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부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거래소 보고서 제목은 '도이치모터스에 대한 한국거래소 심리분석 및 금융감독원 조사 내역'인데 정상 거래에 따른 차익이 포함된 자료인가.
▶한국거래소에서 이상 거래 심리분석 보고서가 나왔다고 다 기소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수사해 증거를 보태서 통정매매를 판단해야 한다. 과거 한국거래소에서 이상 거래라고 온 것이 있는데 기소를 안 한 경우도 있다. 그렇게 맹신할 것은 아니다.
-2021년도 권오수 회장 기소 당시 이미 서면조사가 이뤄졌고 수사팀의 의지가 있었다면 충분히 지금 같은 결론으로 처리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수사를 더 할 부분이 있냐의 문제인데, 1차 서면답변에서 지금 설명한 사실관계와 안 맞는 부분이 있다. 증거를 주며 추궁·확인해야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서면 답변서에 거짓도 있었다는 건가.
▶거짓이라기보단 서면 질문에선 증거를 담을 수 없어 답변 중 부정확한 게 있었다. 그래서 당시 수사팀도 출석 요구를 여러 차례 했던 걸로 아는데 대선 정국이 되면서 출석하지 않았다. 수사가 많이 밀리게 된 건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 때문이다. 그런 의문이 해결되지 않으면 수사 미진이라는 소리 들을 수밖에 없다.
-도이치모터스 항소심 선고 이후로 처분 시점을 미룬 이유는. 전주 손 모 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에 관한 법원 판단이 중요한 요인이었나.
▶손 씨를 염두에 두고 항소심 판단을 보려 한 것은 아니었다. 손 씨는 김 여사, 최 씨와는 결이 다른 선수 겸 전주다. 1심에서 주포 이 모 씨에 대한 면소 판단이 있었고 항소심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
-김 여사가 본 손실 4700만 원을 1차 주포 이 씨가 보전했다는 의혹이 있다.
▶2021년 당시 수사팀에서 의문을 가지고 조사를 진행했고 최근 언론보도 중 그 당시 수사했던 기록이 노출되면서 추궁했던 조서 내용이 나왔다. 1심 판결에선 이 씨가 김 여사를 만나 만나서 주식매매 위탁을 받았으나 여타 증거만으론 주식 관리 대가에 관한 지급 약정이 있었는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김 여사도 손실보상 약정한 것 없고 받은 적도 없다, 4700만 원 그런 소액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가조작의 표지가 되려면 손실보상 약정을 사전에 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껏 주식을 사지 않겠나. '마음껏 사서 손실 나도 메꿔줄게' 해야 돈을 맡기는 것이지 한참 굴리다가 '손해가 났으니 배상하라'는 건 주가조작 표지와 다른 것.
-주가조작 주포 김 모 씨가 '김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편지를 쓴 데 대한 수사팀 판단은.
▶김 씨가 한창 수사를 받던 2021년 10월 도망 다니면서 편지를 쓴 것이다. 한편에서는 김 여사가 예전부터 시세조종 공범인데 남편이 유력인사 되니 김 여사만 빠지는 형국이라는 해석이 있다. 또 유력인사 부인 때문에 불거진 사건에서 우리만 피 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양쪽 다 해석된다고 본다. 그러나 수사를 받으며 불리한 형국 처한 상황에서 자기 소회를 풀어낸 것을 관여 증거라고 보긴 어렵다.
-수사팀이 봤을 때 가장 의심스러웠던 정황 증거는 무엇인가.
▶민 모 씨와 김 모 씨가 주고받은 대신증권 문자 메시지다. 주포들이 권 전 회장 측에 물량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어떤 식으로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이야기했으니 그 물량이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나 '체결됐죠'라는 문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장 고민하고 오래 봤다.
-왜 배척했나.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주가를 만지고 있는데 주포가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한 것을 입증할 증거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시세조종 사범들이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을) 신뢰해 계속 투자한 사람이라 팔라고 하면 팔았을 것'이라고 하고, 주포들이 김 여사를 권 전 회장에게 활용된 계좌주 정도로 인식하는 진술(통화 녹음)까지 있어 (단순히 권오수가 권유했을 것이라는) 경우의 수를 깰 수 없었다.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에게는 왜 항의를 멈췄는지 확인 안 했나.
▶권 전 회장은 부인하고 김 여사는 서면답변이나 (대면) 진술에서 '항의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아마 설명을 들으며 납득을 하고 그만뒀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김 여사는) 권 전 회장과 오랜 신뢰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도 신뢰 관계의 근저가 뭔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김 여사뿐 아니라 최 씨나 다른 초기 투자자들도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
-특검을 하게 된다면.
▶누가 보더라도 허점이 없도록 최선 다해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임했다. 저희 수준에서 모자람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나중에 가서 누군가가 말을 바꾼다면 어쩔 수 없고 그때 가서 진실을 살펴야 할 것이다.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조사 방법을 최대한 동원해서 분석하고 권 전 회장이 자기 범행에 있어 투자자들의 계좌 자금을 활용했다는 것이 실체에 가장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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