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심문서 카카오 김범수 "억울·답답"… 검찰 "허위증언 유도"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법정에서 "사업하면서 수많은 수백 번 회의에 참석했지만, 한 번도 불법적으로 위법한 거래를 승인한 적 없다"며 보석을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주요 공범이 모두 석방된 상태에서 직접 대면하지 않더라도 제3자 통해 각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에서 거짓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보석 심문에서 "검찰 쪽에서 계속 '카카오 측'이라고 하면서 제가 하지도 않은 수많은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저런 부분들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재판에서 충분히 소명될 거로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상황이 너무 억울한 점을 참작해달라"며 보석 청구를 인용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보석을 청구했다. 그는 지난 7월 23일 도망 우려 및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돼 지난 8월8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김 위원장이 구속 만기일을 가득 채우면 내년 2월 초에 풀려난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과 연관된 배재현·지창배 재판이 시작한 지 1년 6개월 경과돼 그 과정에서 주요 증거들이 재판부에 제출됐고 핵심 인물인 이준호·강호중 등 증인신문이 이미 진행됐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피고인 구속 이전에 이준호·김기홍 등이 이미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진술을 번복한 사정을 보더라도 피고인의 석방으로 주요 증인들 진술이 오염될 거라는 검찰의 주장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는 챗GPT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기술개발 격전장인데 피고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며 "피고인 구속 상태가 장기간 이어져 해외 빅태크 경쟁에서 뒤처져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카카오와 대한민국의 타격은 회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공범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허위 진술, 가상 논리로 담합해 거짓 대응한 전례가 있다"며 "피고인이 석방될 경우 주요 공범 모두 석방된 상태에서 직접 대면하지 않더라도 제3자 통해 각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에서 거짓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카카오 총수고 본 사건에서 예정된 증인 대부분은 카카오 임직원"이라며 "임직원에 대해 피고인이 미칠 영향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대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석방돼 불구속 재판을 해도 진술 압박을 통해 실체관계를 왜곡하거나 허위 증언을 유도할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변호인 측은 배재현·지창배 사건 증인들에 대한 진술증거를 이 사건에서 모두 부동의해 증인신문을 (새로)하기를 원한다"며 "증인신문을 다시 해서 진술을 회유하고 오염시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하는 거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과 배재현·지창배 사건 주요 증인이 중복되는 만큼 향후 증인신문은 두 사건을 병합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내년 7월 말 전까지 증거조사를 마치고 이후 쟁점별로 다시 한번 변론 과정을 거쳐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