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관 3인 공석되면 탄핵재판 못 열어"…국회 대응 촉구

이종석 소장 등 3인, 17일 임기 만료…6명으로 심리 불가 지적
1차 변론기일 내달 12일 지정했지만…정상 진행 여부 불투명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사무소·시청자미디어재단·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심판 심리를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가 청구인(국회) 측과 피청구인(이 위원장) 측에 '헌재 마비'에 대응할 방안을 검토하도록 당부했다.

헌법재판소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소심판정에서 이 위원장 탄핵 사건 2회 변론준비절차 기일을 열고 사건의 쟁점을 정리한 뒤 향후 변론 절차를 논의했다.

1회 변론기일은 다음 달 12일 오후 2시로 정해졌으나 예정대로 진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국회 몫으로 선출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까지 3명의 임기가 17일 만료되지만 후임 인선은 윤곽조차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은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 사건을 심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세 재판관이 퇴임해 공석이 되면 남은 재판관은 6명으로, 사건 심리에 필요한 7명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헌법재판관 9명 중 3인은 국회가 지명하게 돼 있는데, 선출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누가 몇 명을 추천할지를 두고 여야 간 힘겨루기만을 이어 오고 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재판관 5명이 퇴임했던 2018년에도 국회의 후보자 추천과 인사청문회 진행, 본회의 표결까지는 약 1개월이 소요됐다. 이번에도 당시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청구인 측에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청구인 측은 "특별히 없다", "알아봐야겠다"고 답했다.

문형배 재판관은 피청구인 측에도 "탄핵소추가 됐다. 직무 정지가 됐다. 탄핵 심판이 열려야 하는데 국회가 재판관을 선출하지 않아 헌재법 23조 1항에 따르면 변론을 못 열게 됐다"며 입장을 물었다.

또한 "법률은 헌재를 기속한다. 법률이 헌재를 기속한다면 국회가 만든 법률에 대해 헌재가 어떻게 위헌 결정을 하는가"라며 "피청구인 측이 자꾸 억울하다고 할 게 아니라 법적인 억울함에 대한 대응 방안을 생각하셔야 하는 거지 그걸 국회에 돌리면 어떻게 하는가"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는 탄핵소추를 했고, 헌법에 따라 탄핵 심판이 열렸고, 탄핵 심판 변론을 넣었는데 국회가 재판관을 선출하지 않았고, 국회가 만든 법률에 따르면 변론을 열 수 없다"며 "피청구인은 대응 방안이 무엇인가. 한번 검토해 보라. 헌법은 법률의 상위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정미 재판관은 양측에 "(11월 12일에) 변론기일이 열린다고 전제하시고 이제까지 준비 기일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을 충분히 보완해서 변론기일 진행에 지장이 없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