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 개입, 공적 관심사…사적 부분만 방송 금지"(종합)
서울남부지법, 김대남 방영·배포 금지 가처분 일부 인용
"김대남, 인격권 훼손 우려…국민 감시 받는 공적 인물"
- 정윤미 기자, 김기성 기자,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김기성 김종훈 기자 =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4·10 총선 개입 의혹이 담긴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녹취록과 관련해 사적인 부분만 방송하지 말라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형사51부(수석부장판사 김우현)는 30일 오후 김 전 선임행정관(채권자)이 서울의소리(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방영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심문 결과 일부 인용 판결했다.
앞서 서울의소리는 지난 23일 김 전 선임행정관이 '김 여사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을 보도했다. 김 전 선임행정관 측은 소문을 전했을 뿐이라며 사실 아닌 내용을 계속 보도하는 것은 인격권 및 사생활 자유, 음성권 등을 중대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채권자와 채무자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 사이 통화 녹음 중 공적 영역에 관련된 내용과 무관한 사안들에 대한 채권자 자신의 개인적인 추측이나 사생활에만 관련된 사항을 방송프로그램으로 제작, 편집, 방송, 광고, 유포하거나 인터넷 등에 게시해서는 아니 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나머지 신청을 각 기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선임행정관 측에 대해 소송비용의 80%를 부담하도록 했다.
앞서 김 전 선임행정권 측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가 공천에 개입해 이원모가 전략공천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이철규가 개입했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방송하는 내용에 관련된 사항을 방송프로그램으로 제작, 편집, 방송, 광고, 유포하거나 인터넷 등에 게시해서는 안 된다"며 "채무자들이 이를 위반할 경우 채권자에게 위반행위 1건에 대해 1억원을 지급하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먼저 "이 사건 녹음파일을 보도하는데 '채권자가 이 사건 녹음파일 내용과 같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진실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이 사건 녹음파일에는 채권자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발언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위와 같은 내용은 공적 관심사로서 공론 필요성이 있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채권자는 채무자 이명수 사이 통화를 함에 있어서 채무자가 기자임을 명확하게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달리 채무자 이명수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채권자에게 접근해 고향 후배라는 거짓 친밀감을 형성한 것을 기화로 채권자로 하여금 허황된 실언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이 사건 녹음파일 보도로 인해 채권자의 인격권 및 사생활 자유, 음성권 등이 훼손되거나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위 녹음파일 보도로 인해 채권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이 사건 녹음파일 보도를 사전적으로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채권자는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후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참여했던 사람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녹음파일 내용은 기존에 채권자가 아닌 광범위하게 국민 관심과 감시 대상이 되는 공적 인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채무자들의 이 사건 녹음파일 보도는 그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에서 공적 인물에 관한 공적 관심 내지 공공 이해에 관한 사항을 보도함으로써 국민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법원 판단에 따라 서울의소리 측 변호인은 <뉴스1>과 통화에서 "방송은 준비한 내용대로 오늘 저녁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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