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골수 채취' 무면허 의료인가…내달 8일 대법 공개 변론
'의료법 위반 혐의' 병원 재단 재판에…1심 무죄·2심 유죄
검찰 "독자적 의료행위" vs 재단 "간호사의 진료보조행위"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골수 혈액과 조직을 채취하는 의료행위를 서울아산병원 소속 간호사들에게 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산사회복지재단에 대한 대법원 공개 변론이 열린다. 재단은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내달 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의료법 위반 행위로 기소된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상고심 공개 변론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산하 서울아산병원 의사들은 2018년 4월~11월 소속 전문간호사에게 골수 검사에 필요한 골수 검체 채취 업무(골막 천자)를 지시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게 한 혐의로 2021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골막 천자는 혈액·종양성 질환 진단을 위해 골반의 겉면(골막)을 바늘로 찔러 골수를 채취하는 의료행위다. 이를 두고 의사만이 할 수 있는 행위 인지, 간호사의 진료보조행위로 볼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1심은 혐의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종양전문간호사 자격을 가진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시나 위임 아래 골막 천자를 한 것이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의사가 직접 골막 천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와 달리 2심은 벌금 2000만 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의사의 현장 입회 여부를 불문하고 간호사가 골수 검사를 위한 골막 천자를 직접 수행한다면, 진료 보조가 아닌 진료행위라는 것이다.
대법원 심리 쟁점은 △골막 천자가 의료행위 또는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전문간호사의 진료보조행위 업무 범위 △2024년 9월 20일 제정된 간호법이 미칠 영향 등이다.
대법원은 골막 천자의 법적 성격을 판단하기 위해 구체적인 시행 방법, 필요한 지식과 기술, 시행 위험과 합병증, 연구보고, 관련 전문학회 의견, 실제 임상 현황과 환자 만족도 등을 두루 고려할 예정이다.
또 진료보조행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골막 천자와 다른 수술 또는 시술 간 의사의 지도·감독, 위험성의 정도, 성인과 소아 환자의 차이점, 전문 간호사의 지식 등을 살필 방침이다.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종양전문간호사의 골막 천자가 포함되는지 여부 등도 살핀다.
아울러 내년 6월 21일 시행 예정인 간호법에서 간호사의 진료 지원 업무 범위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한 만큼 향후 법률 시행 후 사건에 미칠 영향도 주요 쟁점이다.
공개 변론 당일 검찰은 정재현 해운대부민병원 소화기센터 진료부장과 조병욱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과장을 참고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재단 측에서는 윤성수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배성화 대구가톨릭대 혈액종양내과 교수, 최수정 성균관대 임상간호대학원 교수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참고인신문이 끝난 뒤에는 검사와 재단 측 최종 변론이 진행된다.
전원합의체 사건이 아닌 소부 사건 공개 변론이 열리는 건 역대 네 번째로, 지난 2022년 3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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