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명품백 전달' 최재영 청탁금지법 혐의 '기소' 권고(종합)

수심위 "8대 7로 공소 제기 권고"…명예훼손 등 3개 혐의 '불기소 권고'
중앙지검 "두 차례 수심위 결정 참고해 관련 사건 처리 예정"

최재영 목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 관련 안건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했다. 2024.9.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24일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를 권고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두 차례에 걸친 수심위 결정을 참고해 관련 사건들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심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8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17차 수심위에서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등 4개 혐의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혹은 불기소 처분 안건을 심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수심위는 "수사팀과 최 목사, 변호인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공소 제기 의견 8명, 불기소 처분 의견 7명으로 공소제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 목사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 의견 14명, 공소제기 의견 1명으로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다"며 "최 목사의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선 만장일치로 불기소 처분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공지를 통해 "두 차례의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을 참고하고,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 관련 사건들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최 목사 신청으로 열린 수심위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해 '불기소' 결론이 나온 김 여사에 대한 수심위와 별개의 건이다.

앞서 지난 6일 김 여사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심의한 뒤 김 여사를 불기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수심위는 최 목사가 김 여사와 본인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검찰이 결론 내린 것에 대해 진술 기회를 달라고 소집을 요청해 열렸다.

명품 가방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최 목사는 지난달 23일 대검찰청에 수심위 소집을 신청했다. 앞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신청한 수심위 소집 신청이 자격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나섰다.

수사팀과 최 목사 측은 각각 3시간, 2시간 20분가량 의견을 개진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심위에서 수사팀을 다시 불러 추가 질의가 이어졌다.

최 목사 측은 이날 수심위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은 인정, 나머지 3개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참석하지 않고 류재율 변호사가 대신 참석해 추가 영상 자료 등을 제출했다.

류 변호사는 수심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녹음, 영상파일을 다 재생하고 해당 내용을 다 설명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쟁점에 대해서만 했다고 할 정도였다.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고 위원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불기소 권고가 내려진 김 여사 수심위와 동일하게 최 목사가 건넨 명품백 등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심위는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 적법성을 심의하는 기구다. 외부 전문가 150~30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무작위 추첨으로 해당 안건을 심의할 위원 15명을 선정한다.

수심위는 양측의 의견 진술, 의견서 등을 종합해 권고안을 낸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대검 규정상 수심위 판단은 권고 성격이라 검찰이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