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흉기난동' 모방, 여중생 공격한 10대 2심서 감형 왜?

1심 장기 6년, 단기 4년→2심 장기 5년, 단기 3년 선고
2심 재판부 "적정한 교화·치료로 성행 개선 여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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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신림역 흉기 난동' 범행을 모방해 여중생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10대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송미경 김슬기)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군(18)에게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장기 5년, 단기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림역 칼부림 사건을 동경해 일면식도 없는 15세의 어린 피해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선택해 인적 드문 공원에서 칼로 찌르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이라며 "범행의 동기와 경위 및 내용, 결과의 위험성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의로 중지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 1명과 합의, 다른 피해자 1명을 위해 1000만 원을 형사공탁했다"며 "피고인은 사회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이고 우울장애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후 적정한 교화와 치료에 의해 성행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의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앞으로 피고인을 올바르게 계도하고 피고인의 치료 및 교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가족적 및 사회적 유대관계 등에 비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된 성행을 개선하고 장래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고 1심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

A 군은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의 한 공원에서 여중생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사람을 해칠 목적으로 흉기 3개와 둔기 1개를 가방에 담아 경남 창원시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상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은 서울에 도착한 후 약 1시간 30분 동안 배회하다 버스에서 여중생들을 우연히 마주치자 뒤따라가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피고인의 죄질이 대단히 불량하고, 피해자들의 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이고, 모방범죄를 낳을 위험도 있어 사회에 미친 해악이 크다"며 A 군에게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했다.

소년법은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장기 2년 이상의 유기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형의 범위에서 장기와 단기를 정해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수형생활 중 교화 가능성이 인정될 경우 단기형 복역 후 출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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