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호' 검찰, 시작부터 난관…김건희·문재인 사건 시험대

윤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19일 공식 취임…檢 대표 '기획통'
명품 가방 의혹 마무리 이재명 처분 숙제…내부 수습도 과제

심우정 차기 검찰총장./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검찰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이 오는 19일 취임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취임 직후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여 심 총장 '처분 1호'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을 향해 진행된 수사 마무리 시점도 주목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본관에서 취임식을 열고 2년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현충원을 참배하고 대검에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

◇ 김 여사 명품 의혹 '1호 사건' 될 듯…도이치 수사지휘권 회복 관심

심 총장 앞에는 전현(前現) 정권이 연루된 굵직굵직한 사건을 매듭지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가장 먼저 맞닥뜨릴 사안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나란히 '무혐의' 결론을 낸 만큼 이르면 이달 내 최종 처분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 여사에 금품을 건넨 최재영 목사 수심위가 오는 24일 열리는 건 변수지만 법리적으로 김 여사를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4년여간 이어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방향과 처분 시점도 관심이다.

지난 12일 '전주' 손 모 씨가 1심 법원과 달리 2심에서 시세조종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김 여사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사건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돼 심 총장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 지휘권 회복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심 총장이 '친윤'으로 평가받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 내 복구 여지는 있다.

심 총장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수사지휘권 회복 필요성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으로 답변드리기 어려우나 검찰 구성원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9.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문재인 '특혜 채용'·이재명 '법인카드', 임기 내 처분할 듯

최근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야당의 반발 역시 수사 속도에 비례하는 모양새다.

주요 혐의가 '특혜 채용', '자녀 지원'인 만큼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질 소지도 다분하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 부녀의 경제공동체 이슈가 불거질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김 여사 혐의와 윤 대통령을 결부시킬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도 심 총장 임기 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를 소환 조사한 검찰은 이 대표에게 서면 질의서를 발송했다.

일각에서는 앞서 이 대표에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다섯 차례 기소하면서 '검사 탄핵' 등 역풍을 맞은 점을 고려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 檢 조직 분위기 쇄신 과제…"내외부 검찰 시각 달라질 것"

전임 이원석 총장 체제에서 불거진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검찰-대통령실 간 갈등 논란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과제도 있다.

다만 '기획통' 출신의 심 총장과 김주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의 인연을 볼 때 외풍 우려는 크지 않다. 심 총장이 평검사 시절 대검 정책기획과와 법무부 검찰과에 재직할 당시 과장이 김 수석이었고,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으로 일할 때는 김 수석이 직속상관인 검찰국장이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도 근무 연이 있다.

지난해 말부터 4개월여간 검찰 2인자인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근무하며 경험한 '학습효과'도 검찰 운영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심 총장은 외부에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티 나지 않게 업무를 조율하는 스타일"이라며 "외부에서 검찰을 보는 시각, 내부 분위기 모두 이전과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로비에서 열린 '다목적 공간' 개관식에서 심우정 차장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ausure@news1.kr